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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의 핵심은 자본주의, 대안은 없다

근대성과 모더니즘은 다양하게 정의되며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다. 냉전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이 깃발을 내걸면서 더 시끄러워진 논의는 근대를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지부터 포스트모더니티와의 차이까지 학자마다 목소리가 다르다. 현존하는 가장 탁월한 맑스주의 문학·문화이론가로 꼽히는 프레드릭 제임슨 듀크대 교수의 ‘단일한 근대성:현재의 존재론에 관한 에세이’(창비)는 난무하는 근대성의 용법을 하나하나 분석, 가지치기를 해나간다.

제임슨은 제1부 ‘근대성에 관한 네 가지 격언’에서 근대성 논의를 위한 정지작업을 벌이는데 우선, 시대구분의 불가피성을 든다. 과거를 현재로부터 떼어놓음으로써 서사는 재창조되고 새로운 서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절과 시대의 변증법으로 설명된다.

제임슨은 또한 근대성을 하나의 서사범주로 규정한다. “근대성이라는 비유가 늘 이전의 서사 패러다임들에 대한 이런저런 다시쓰기이며, 강력한 치환”이라는 것이다.

이어 근대성을 구성하는 주체/객체, 자아, 존재 등 데카르트와 하이데거의 주요 개념과 자유, 개인성, 자의식 등 주관성 개념들까지 조목조목 비판, 의식과 주관성은 재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대성의 서사는 주관성 범주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제임슨은 특히 90년대 이후 등장한 각종 대안의 근대성 담론들을 지적하며, 이들은 자본주의와의 연관성을 포기함으로써 근대성의 본질을 가린다고 지적한다.

모더니즘에 대해서도 용어의 쓰임새를 하나하나 분석한 저자는 모더니즘 이론의 핵심이 ‘새로움’‘내면성’이 아니라 문학 예술의 자율성에 있음을 드러낸다.

책은 근대성과 모더니즘의 각종 담론들이 결국 이데올로기임을 밝히는데 집중하며, 포스트모던 시대 새로운 논의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단일한 근대성/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황정아 옮김/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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