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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4600만 뷰’ vs 野 ’2억 뷰’…유튜브에선 통합당이 ‘압승’했다
4·15 총선 민주·통합 지역구 출마자 전수조사
누적조회수·구독자수에서 통합당 압도 우위
총선결과와는 정반대…‘확장’보다는 ‘강화’

[헤럴드경제=김용재·홍승희 기자]‘4600만회 vs 2억회’

유튜브에선 미래통합당이 압승했다. 헤럴드경제의 모바일뉴스 특별취재팀인 ‘헤븐’(헤럴드 젊은 기자들이 굽는 따끈따끈한 2030 이슈)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지역구 출마자 487명의 유튜브를 전수조사해 누적조회수를 당별로 합산한 결과 민주당은 4592만7820회, 통합당은 1억9516만7429회였다. 20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데이터다. 이번 조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정치’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4·15 총선에서 대표적인 ‘비대면 선거운동’(언택트 캠페인)의 플랫폼으로 떠오른 유튜브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양당 지역구 후보자 10명 중 9명은 유튜브 채널을 갖고 총선 시기를 포함해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가 가장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선거운동 미디어가 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양당 지역구 후보의 유튜브 누적조회수와 구독자수, 영상 1개당 평균 조회수를 비교한 결과는 ‘충격적’일 정도로 통합당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총선에서의 승패가 ‘빨간창의 세상’에서는 완전히 뒤집혔다.

정치인의 유튜브가 새로운 지지층으로의 ‘확장’보다는 기존 지지층의 ‘강화’에 더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통합당이 유튜브를 고리로 극우 성향이나 강경 보수 지지층에 지나치게 의존했기 때문에 혁신 및 중도 확장에 실패해 총선에 참패했다는 분석도 근거 있는 주장임이 입증됐다. 또 민주당 지지층의 정보 취득 경로가 더 다양하고 분산돼 있음에 비해, 통합당 지지층은 유튜브에 집중돼 있을 가능성도 보여준다.

▶지역구 득표율 5대4, 의석수 2대1, 유튜브 조회수 1대4=4·15 총선에서 민주당은 253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출마시켰다. 통합당 후보는 237개 지역구에 출마했다. 이들을 합친 487명 중 89%인 431명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후보의 94%(239명), 통합당 후보의 82%(192명)가 유튜브를 운영했다. 민주당이 다소 많았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지난 1년 간 영상을 올리지 않은 출마자는 미운영자로 분류했다.

모든 후보자의 유튜브를 합친 누적조회수를 비교하면 통합당이 4배 이상이다. 유튜브에서 통합당의 ‘압승’은, 민주당이 전례없는 승리를 거둔 실제 총선결과와 비교해보면 더 두드러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역구에서의 정당 득표율은 49.9% 대 41.5%로 5대4 정도다. 의석수는 163석 대 84석으로 2대1의 비율이다.

구독자 수에서도 통합당이 우세했다. 민주당은 169만5858명, 통합당은 217만9643명이었다. 약 50만명의 차이다.

누적조회수와 구독자가 많은 것은 통합당이 영상을 더 많이 올려서는 아니었다. 영상 1개당 평균 조회수도 민주당은 2327회인 반면, 통합당은 1만3005회였다. 개별 영상에 대한 집중도도 통합당이 훨씬 높다는 얘기다.

요컨대, 민주당 후보들이 더 많고, 더 많은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으며, 더 많은 영상 콘텐츠를 올렸지만, 통합당 후보들의 유튜브를 보는 이용자가 훨씬 많았고, 이용 빈도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각 당 후보 유튜브 이용자들이 대체적으로 지지층과 일치한다고 가정한다면, 민주당보다는 통합당 지지자들이 유튜브를 더 많이, 더 자주 이용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확장’보다는 ‘확증’, 유튜브는 중요하나 현실을 뒤엎진 못한다=선거 승리가 목적인 정치인에게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필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관리·운영하는 소셜미디어는 무려 8개라고 했다. 유튜브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밴드,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텔레그램까지 운영하는 국회의원도 있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SNS는 결국 시대의 흐름”이라며 “(여러 SNS채널을) 운영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유튜브의 중요성 뿐 아니라 명확한 한계다. 통합당이 유튜브에서 압도적인 위세를 보여줬음에도 총선에서 참패한 것이 그 증거다. 유튜브가 현실의 정치 구도와 지형을 강화할 수는 있어도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소수당, 약자, 패자의 최후 보루는 될 수 있어도 전세를 뒤엎는 최전선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일부 극우 유튜버와 통합당 후보의 결합이나 가짜뉴스·네거티브 캠페인처럼 자칫 극렬 지지층의 ‘확증편향’을 강화시키고 스스로 고립되는 방향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4·15 총선에서 유튜브는 약 20%의 고정 지지층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 더 ‘확산’시키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고 했다. 최 평론가는 “보수 유튜버의 내용은 선정적이기 때문에 고정 지지층의 확증편향과 신념화를 고도화시키지만 중도 지지층의 심리적 문턱을 넘지는 못한다”며 “그 문턱을 넘으려면 특정 진영의 이념이나 시각을 담더라도 객관적인 정보에 대한 세련된 해석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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