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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내년에는 철저 대비”…‘고성산불 주범’ 양간지풍 원인 내달 밝힌다
올해 ‘고성산불’뿐만 아니라 2000·2005·2019년 대형산불 주범
기상청, 학·연·관·군과 협력…입체 기상관측 통해 데이터 분석 중

지난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기상당국이 학·연·관·군과 협력, 다음달 양간지풍의 메커니즘을 밝힌다. 봄철 동해안 대형 산불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양간지풍(襄杆之風)은 강원 양양과 고성(간성), 강릉 쪽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일컫는 말이다. 강릉의 ‘강’을 따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지방기상청은 지난 2~4월 강릉원주대, 공군 제18전투비행단, 해군 제1함대, 동해해양경찰서, 동해수산연구소, 동부지방산림청 등 14개 기관과 협업해 강원·영동 지역의 공동 입체 기상관측을 수행했다. 현재 데이터 분석 작업에 들어갔으며, 다음달 워크숍을 통해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입체 기상관측을 위해 기상당국은 기존 관측망 외에 기상 항공기(나라)와 기상 선박(기상1호), 기상관측 차량 등을 동원해 강원 영동 지역과 동해안의 지상·해상·상층 3차원 기상관측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대형산불을 몰고 온 강풍(양간지풍)의 풍향과 풍속 등을 정밀 분석하기 위해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풍상측(바람이 불어오는 쪽) ▷정상 ▷풍하측(바람이 불어가는 쪽)까지 입체기상관측을 확대해 시행했으며, 내년에는 이 실험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매년 4월께 부는 양간지풍은 대형 산불의 주범이다. 남고북저(南高北低) 형태의 기압 배치에서 강한 서풍 기류가 발생하고, 이 기류가 태백산맥을 넘으면 고온 건조해지면서 속도도 빨라져 소형 태풍급 위력을 갖게 된다. 양양에서는 ‘불을 몰고 오는 바람’이라는 의미로 ‘화풍(火風)’이라고도 불린다. 기상청은 고성 산불 발생 직전인 지난달 말 강풍에 의한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올해와 지난해 대형 산불뿐 아니라 2005년 4월 ‘천년 고찰’인 양양 낙산사를 잿더미로 만들고 수많은 이재민을 남긴 산불 역시 양간지풍이 원인이었다. 2000년 4월 강원 고성, 강릉, 동해, 삼척과 경북 울진을 휩쓴 초대형 산불의 확산도 양간지풍이 부채질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강원 영동 대설에 대한 연구로 시작한 입체 기상관측을 올해 양간지풍으로 확대한 것”이라며 “내년 초 양간지풍에 대한 연구를 확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쌓으면 국민 피해 저감을 위한 보다 유의미한 분석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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