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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만 -29%…브라질 국채 투자자 다시 ‘지옥’으로
원자재값 급락·코로나19 겹악재
달러 강세로 헤알화 가치도 폭락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이 다시 지옥문에 들어섰다. 2019년만해도 20%에 가까운 수익률을 가져다준 브라질 국채는 올 들어 손실률이 30%까지 다가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에 정치 불안 악재까지 겹쳐 단기간에 가치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헤럴드경제 집계 결과 이달 12일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을 통해 판매된 브라질 국채 판매 잔고(신탁 및 펀드 합산)는 5210억원이다. 증권사 판매잔고는 약 7조원대로 추정된다,

브라질 국채 투자가 국내에 인기를 끈 것은 2011~2012년부터다. 연 10%대에 달하는 국채금리와 비과세 혜택 매력이 부각됐다. 당시에는 헤알화 가치도 500~600원 선으로 비교적 강세였다.

하지만 이후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이후 배신과 용서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2014년 중반 이후 원자재 가격 하락, 경제 침체 등으로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손실을 안겨주다, 2016년에는 연간 수익률 70%를 넘기기도 했다. 2017~2018년에는 한 자릿수 수익률로 주춤했지만, 2019년에는 연금개혁안 통과로 다시 18%대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10년 만기 브라질국채 수익률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8.67%(환율 적용)였다. 해외 채권은 금리(가격) 움직임에 따른 자본 손익, 쿠폰 이자에 따른 이자 수익에 더해 환율의 영향까지 받는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3.0%으로 낮췄지만, 10년물 국채금리는 2019년 말 6.96%에서 지난 12일 7.9435%까지 상승했다. 듀레이션을 8년으로 가정할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한 평가손실만 7%를 넘는 셈이다.

또 이달 12일 기준 원/헤알 환율은 210.13원으로 연초 대비 26.8% 하락했다.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원화를 달러화로, 달러화를 다시 헤알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헤지 비용 부담이 커 환노출을 택한 경우가 많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헤알화는 신흥국의 환 변동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매년 변동성이 극심한 탓에 투자자들이 적절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 말부터 브라질 국채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기도 했다.

브라질 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피치는 이달 5일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BB-로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탄핵 위기까지 몰리는 등 정치적 불안이 이어지고 재정 적자 규모가 늘어난 것이 이유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수출품목인 원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말 100베이시스포인트(bp)를 밑돌던 브라질의 CDS 프리미엄(5년 만기)은 12일 325bp까지 치솟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전반적인 상황이 당장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브라질을 포함해 신흥국 전반에 걸쳐 글로벌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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