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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유럽경제 ‘나이키형’ 고난의 길?
포스트 코로나 ‘V자형’ 힘잃어
실업률 급등에 경제활동 위축
장기간 ‘지지부진 반등’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미국과 유럽 경제가 단기에 급반등 하기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침체 후 빠른 경기반등을 기대한 이른바 ‘V자’ 전망 기대가 감소하는 대신 장기간 지지부진한 회복을 의미하는 ‘스우시(Swoosh·나이키 로고)’ 모양의 반등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 경제가 2021년 혹은 그 이후에도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며 고통스럽고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다소 우울한 전망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거진 지난 2009년 2분기 최저점을 찍은 뒤 지난해까지 천천히 조금씩 회복된 것이 나이키형 반등의 사례로 꼽힌다. 이에 비해 V자 반등은 가파르게 경기가 튀어오른 것으로, 1차 오일쇼크 기간이었던 1975년 초 미국 경기가 바닥을 찍었지만 그해 말 곧바로 전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나이키형 회복이 V자 반등보다는 느리지만 완만한 곡선을 보이는 ‘U자’ 모양의 반등보다는 빠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WSJ은 당초 많은 경제관료와 기업인들이 V자 반등을 기대했지만 치솟은 실업률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때문에 전망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미국 실업률은 3월 4.4%에서 지난해 14.7%로 폭증, 195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 연방은행이 내놓은 소비자기대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년 이내 실직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자가 20.9%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많은 소비재 회사들이 영업제한(셧다운) 조치 해제 이후에도 긴축 상태를 유지할 예정인데다, 일부 기업이 이미 신규 감원을 발표하면서 3400만명 이르는 현재 미국 실업자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체 네슬레의 마크 슈나이더 최고경영자(CEO)는 “(경기회복이) 몇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분기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미국 경제가 7.1% 역성장한 뒤 2022년까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전문가 57명을 대상으로 한 유로존 경제전망 조사에서도 2022년 이전엔 지난해 수준의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설사 경제가 정상화 하더라도 코로나19 이후 소비 활동의 변화로 인해 경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 70%가 셧다운 해제 이후에도 공공장소는 피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크리스마스 쇼핑을 줄이겠다는 응답자도 절반 이상에 달했다. 여행수요 감소로 항공업계는 2022년 초까진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레오 쿠키를 만드는 모델리즈 인터내셔널의 더크 반 데 푸트 CEO는 “코로나19 위기는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어쩌면 현재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을이나 겨울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것이란 우려는 나이키형 반등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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