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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자가 꿈이었던 소년 ‘혁신병원’ 만들다
병원을 힐링공간으로 바꾼 김상일
의사 수 늘리고 학술활동 적극 장려
국내·외 유명 병원 돌며 ‘장점’ 흡수

김상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장은 소위 ‘금수저’로 불릴만한 배경을 갖췄다. 현재 양지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철수 이사장은 김 원장의 아버지다.

김 이사장은 부인과 함께 지난 1976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김철수 내과, 김란희 산부인과’를 개원해 40년 넘게 관악구를 대표하는 지역거점병원으로 병원을 키워냈다. 김 원장은 2008년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바깥에서 보기에는 부모님이 키워 낸 유산을 별 노력없이 받은 운 좋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병원장이 되고 지금의 규모로까지 키우기에는 숨은 노력이 있었다.

김 원장의 원래 꿈은 부모님처럼 의사가 아닌 과학자였다. “어릴 때 꿈은 과학자였습니다. 방에 있던 책장 등 가구 위치를 수시로 바꾸는 것을 좋아할만큼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좋아했죠. 의사 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주로 외조부모님 손에 컸는데 외할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시는걸 보고 암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이렇게 과학자에서 의사로 꿈을 전향해 결국 의사가 되었지만 과학자의 DNA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번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도 일반 의사라면 아이디어는 낼 수 있었겠지만 이를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것까지 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김 원장은 직원들의 반대에도 자신의 촉을 믿고 밀어붙였다.

이는 병원 경영에도 적용되는 뚝심이다. “2008년 처음 병원장이 되고 병원 경영을 맡았을 때 다른 곳처럼 어떻게 인건비를 아낄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됐죠. 당시 병원은 지역(서울 관악구)에서 30년이나 있던 병원이었는데도 지역주민들에게 환영받는 병원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김 원장은 ‘그럼 거꾸로 생각해보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김 원장은 병상 수 대비 의사 수를 대폭 늘렸다. 의사들에게는 돈을 벌기보다 적정진료만 하도록 했다. 진료보다는 공부를 하도록 독려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논문을 많이 내는 의료진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당시 통용되던 민간병원 운영 공식과는 정반대의 청개구리 행보였다.

병원 내부도 많이 바꿨다. 병원이 차가운 공간이 아닌 힐링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병원장이 된 뒤 10년 동안 국내외 많은 병원과 유명 외국 병원들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우리 병원에 적용할 수 있는 개선점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병원 병실에 카페트를 깔고 조명을 교체하는 등 내부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바꿨는데 당시 지역거점병원의 인테리어 공식을 깬 파격으로 병원계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왔죠”

이런 변화는 작으면 작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이런 작은 것부터 혁신을 해 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변화를 주기 위해 직원들부터 설득하는 난관에 부딪쳤지만 토론만 하다 끝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패하더라도 해보고 실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죠”

김 원장에게는 근엄한 병원장의 위엄보다는 벤처 사업가의 패기가 더 짙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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