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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이 안보일 때 벌어진 일…가짜뉴스에 ‘진짜 위험’ 내몰려
국제사회 ‘북한정보 취약’ 확인
특정세력, 정치·경제적 먹잇감
거짓정보 악용 더 큰 재앙 우려

시야에서 사라질 때가 가장 위협적이었다. 결국 근거불명 가짜뉴스로 판명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20여일간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국내 정치권과 증시를 요동치게 만들며 한반도를 둘러싼 위험요소를 신랄하게 보여줬다. 김 위원장의 신변과 북한 최고권부의 변동이 한반도의 가장 큰 리스크임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정치권과 세계 외교가에서는 갖가지 추측과 시나리오가 제기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 내 정보에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일깨웠다. 북한이 최고지도자 활동 정보를 통제·조작하거나 권부의 변화에 대한 거짓 ‘역정보’를 흘려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 경쟁이나 내부 숙청 수단으로 쓸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국내로는 특정 세력이 북한 관련 가짜뉴스로 부당한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기사 4면

▶국제사회, 北정보 취약성 드러나=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 북한에서의 권력 공백에 대한 인식 자체만으로도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세계가 북한에 대한 그릇된 정보에 대해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세계가 ‘불투명하고 핵으로 무장한’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위험한 것은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북한에, 또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잠행 기간 북한 핵무장이 이뤄질수 있는 상황인데도 대북 정보 취약성이 여전하다는 것은 문제라는 진단이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 등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인포데믹…어떻게 확산됐나?=이번 사태는 한마디로 악성 소문이나 왜곡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을 뜻하는 ‘인포데믹’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짜 뉴스로 우리의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불필요한 비용과 노력의 소모를 초래하는 점은 불안으로 남게 됐다. 지난 20일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부터 사망설까지 퍼지며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국내 북한 전문가의 발언과 북한전문 매체의 보도로 시작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한미 양국 언론의 상호 인용과 이른바 출처불명 ‘대북소식통’을 인용한 국내외 외교가·정치권의 무분별한 추측, 국내 사설 정보 유통을 뜻하는 소위 ‘찌라시’가 확대재생산했다. 급기야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주장했고,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했다.

▶北 역정보 땐 더 큰 혼란=아울러 북한 ‘역정보’를 악용한다면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정보원 출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이상설을 제기한 탈북 정치인에게 “(진짜) 정보가 있으면 스파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한 것도 이런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태영호 당선인나 지성호의 주장에 대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흘린 역정보에 걸려들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인 ‘찌라시’가 국내 정치권은 물론 경제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국내 증시는 급락하고 환율시장은 요동친 바 있다. 정부는 초기부터 “특이 동향이 없다”고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혔지만 증폭된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를 덮은 형국이 진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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