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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상복귀한 배민…‘깃발꽂기’ 다시 기승
용산구 한곳에만 20여곳 달해
수수료체계 원복에 문제 재발
업주 자금력 따라 ‘부익부 빈익빈’
경쟁 과열·광고 신뢰도에 부정적
배민, 업주 협의체 구성 지지부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배민!”

소상공인 집단 반발에 수수료 체계를 원상 복귀한 배달의민족(배민)이 또다시 ‘깃발꽂기’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달 들어 정률제 대신 정액제 체제로 바꾸자마자 자금력 있는 가맹점이 광고를 독식하는 이른바 ‘깃발꽂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도 난항을 겪고 있다. 배민의 고질적인 광고 정책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4일 현재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A치킨은 해당 자치구에 11개의 깃발을 꽂고(업장 등록)광고를 하고 있다. ‘깃발꽂기’를 하는 가맹점만 용산구 한 곳에서만 20여 곳에 달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B보쌈은 실제 위치보다 10㎞(이동거리 기준) 떨어진 종로 일대까지 약 20곳에서 광고를 하고 있다. 광고 비용만 월 160만원이 넘는다.

깃발꽂기를 하는 업주들은 대부분 자금력이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다. 소형 업주들은 상대적으로 광고 기회를 잃어가고 있어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매출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배달의민족 가맹점주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또 업주가 깃발을 꽂은 지점으로부터 1.5~3㎞ 이내 광고가 노출되는 방식으로 인해 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사업장과 깃발을 꽂은 위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 노출만 보고 음식을 시키면 예상치 못한 높은 배달료를 지급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깃발꽂기는 수수료 체계를 정률제에서 정액제(울트라콜)로 원복(원상복귀)하기로 결정할 때부터 예견된 문제였다. 업계에선 특히 배민이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되면 깃발꽂기 문제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업주들과의 협의체 구성을 밝혔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은 수수료 체계 원복을 발표하면서 “업주들과 소통 기구인 협의체 마련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협의체 구성을 시작조차 못했다. 배민 관계자는 “수수료 체계 원복에 전 인력이 투입돼 아직까지 협의체 구성 관련 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6월 이내에는 협의체 구성과 관련, 공개할 수준의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의민족은 이달 1일 0시를 기점으로 수수료 체계를 울트라콜로 복원한다고 공지했다. 채상우 기자

깃발꽂기=월 정액제 광고상품인 울트라콜은 업주가 지도 상에 원하는 지점을 찍으면 반경 1.5~3㎞ 이내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방식이다. 이 점을 이용해 실제 영업소의 위치와 다른 지점을 여러 개 찍어 광고 노출을 늘리는 것을 ‘깃발꽂기’라 한다. 실제 영업소의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광고 신뢰성이 떨어지고, 자금력 있는 가맹점이 광고를 독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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