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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상품이 된 ‘고려청자’ 값어치 언제 매겨졌을까

사람들은 언제부터 그림을 ‘사고 팔기’ 시작했을까. 돈을 주고 그림을 주문하고 받는 형태는 그 기원을 찾기 어렵지만 자유롭게 ‘사고 파는’ 시장의 형성은 17세기 네덜란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르네상스 이후 왕국이 형성되면서 전문적으로 그림을 팔아 먹고 사는 화가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선 어떨까. 현직 미술·문화재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손영옥씨는 이같은 질문을 담아 ‘미술시장의 탄생-광통교 서화사에서 백화점 갤러리까지’를 펴냈다. 그는 개항기를 근대 미술시장의 태동으로 지목한다. 서구문물이 급속히 유입되던 개항기 국내에 들어온 서양인들이 자본주의적 욕망이 투영된 상품으로서의 미술에 처음 눈을 뜨게 해줬다면, 1905년 을사늑약으로 한반도의 주도권을 쥔 일본인들이 근대적인 미술시장의 형성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고미술품으로 인정받는 ‘고려청자의 발견’도 이때 이뤄졌다. 갤러리의 전신인 ‘지전’, ‘서화관’ 등이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 무렵이다.

이후 1905년부터 1919년 사이의 일제 문화통치 이전, 1920년대 문화통치 시대, 1930년대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모던 시대로 옮기면서 한국 미술시장 형성사의 세세한 풍경을 탐색한다. 거래가 양성화된 후 최고의 미술상품으로 자리잡게 된 고려청자,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려청자를 소유할 수 없던 일본인 지식인층에 의해 고려청자 대체재로 ‘발견’된 조선백자, 컬렉터로서 이름을 날리는 한국인 자산가층의 등장, 갤러리·경매회사·전람회 등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자본주의적 미술시장 제도 등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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