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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토리아시크릿 인수 사모펀드, 코로나19 이유로 계약 철회 요구
[EPA]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을 인수하기로 한 사모펀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인수 계약 철회를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첫 대형 계약 파기 소송전이라는 점에서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모펀드 ‘시커모어 파트너스’는 이날 델라웨어 법원에 소송을 내 빅토리아시크릿의 모회사인 L브랜즈가 3월 미국 내 매장을 폐쇄하고 4월 임대료 지불을 못하는 것은 인수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L브랜즈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달 17일 미국 내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이후 주정부의 폐쇄명령이 이어지면서 수익이 급감하자 노동자 해고와 배당금 지급 중단, 임원 보수 삭감 등 자구안을 내놓고 있다.

L브랜즈는 즉각 성명을 내 시커모어 측의 거래 종료 주장을 반박했다. L브랜즈는 “계약상 권리를 집행하기 위해 모든 법적 구제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시커모어는 지난 2월 빅토리아시크릿 지분 55%를 L브랜즈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 금액으로는 5억2500만달러다. 인수 계약 후 S&P500기업 중 최장수 CEO인 레슬리 웩스너 L브랜즈 CEO도 퇴진했다.

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시커모어가 이달 초 더 낮은 가격으로 L브랜즈와 재협상에 나서려 했다고 전했다. 반면 L브랜즈는 재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이번 소송은 코로나19로 경제환경이 급변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제록스는 HP의 적대적 인수를 추진했으나 불확실성 증폭으로 포기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은 사실상 멈춰섰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인수합병 활동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한 2337억달러에 불과하다. 일선 현장에서 뛰는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들은 대부분의 거래가 더 나은 거래를 위한 협상용이라고 전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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