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차진석 재무담당(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은 23일 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IT업계에 전례없는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며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서버용 메모리 시장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 담당은 “코로나19에 따른 수급환경 불확실성으로 연간 플랜 공개도 어렵다”면서 “미증유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정상적인 미래 수요를 예측하는 기본 활동도 도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최근 일부 국가의 이동제한 조치 시행으로 장비업체로부터 장비 입고가 지연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차 담당은 “1분기까지는 생산에 큰 차질이 없었다”면서도 “장비업체가 핵심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에 실질적 차질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대응방안 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5G(5세대 이동통신) 신제품 교체 수요로 당초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작년 대비 감소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서버용 수요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여파로 재택근무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확산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박명수 D램 마케팅 담당은 “서버는 경기영향은 받겠지만 데이터 사용이 늘어나고 기업과 공공기관 인프라 확충 필요성으로 일부 서버 클라우드업체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며 “2분기 가이던스에서 볼 수 있듯 서버용 D램은 예상 대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수요와 관련해서는 향후 글로벌 시장 경제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생산라인 가동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담당은 “중국 우시 신규공장은 작년 확장팹을 만든 이후 계속 장비를 반입해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했고, 이천 M16도 올해 말까지 클린룸 완공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진석 담당은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에 대한 선제적 대비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개선되고 불안감이 해소되면 5G·서버 중심으로 메모리 성장이 더 빠르고 강하게 다가올 수 있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경영 환경이 정상화되면 모멘텀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기술혁신과 인프라 구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또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도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하는 한편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GDDR6와 HBM2E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96단 제품의 비중 확대와 함께 2분기 중에 128단 제품의 양산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2세대와 3세대 10나노급 D램 비중은 연말에 40% 이상, 그래픽 D램은 전년대비 50% 성장, 낸드플래시 96단과 128단 비중은 연말 70%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