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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스타트업 성장판 닫히기 전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얼어붙고, 많은 기업이 위기를 맞았다. 특히 뿌리도 내리지 못한 초기 기업들은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자금이 고갈되면 설령 살아남는다고 해도 성장판이 닫혀서 그저 그런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공포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고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는 인간의 삶과 사회의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와 인간, AI 로봇이 공존하는 ‘뉴노멀 시대’가 다가온다. 글로벌 시장도 덩달아 빠르게 변해 기술력과 빠른 적응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최근 3년 연속 기술창업이 증가해 지난해에는 기술창업 기업의 수가 역대 최고인 22만개를 기록했다. 한 해 8000여개의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유니콘기업도 세계 5위 수준인 11개나 배출됐다. 그런데 이렇게 애써 틔워놓은 스타트업의 싹이 코로나19로 된서리를 맞았다.

코로나19로 모든 기업이 어렵지만 신생 스타트업의 어려움은 대한민국 미래의 위기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된다. 모두가 그렇지만 스타트업에도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이다. 특히 ‘죽음의 계곡’ 구간에 있는 초기 스타트업은 항상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데 요즘은 한 달을 버티기 힘든 곳이 많다고 한다. 기술창업 기업은 5년 생존율이 38.4%에 불과할 정도로 초기 리스크가 커서 평소에도 투자 유치가 어려운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증가해 더욱 어려워졌다.

창업 초기 시드 투자는 주로 친지·에인절·액셀러레이터·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들은 자금력이 취약해 이런 상황에서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공공부문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민간 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먼저 대학과 출연연구원 산하 기술지주회사의 투자펀드가 확대되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은 자칫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주회사의 투자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재원 부족 문제는 공공기관이 자체 보유 자금 및 예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시행계획 변경을 허용해줘 해결할 수 있다.

다음으로 대학과 출연연은 산하 지주회사가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투자 손실에 대한 면책제도를 마련해주고, 투자펀드 운용 지주회사는 IR 행사 등 공개활동을 대신할 비접촉 투자 프로세스를 마련해 투자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

이와 함께 기술사업화 지원기관들이 액셀러레이터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보육 및 투자를 지원하는 사업도 어려운 시기에 초기 스타트업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사업 규모가 확대돼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특구진흥재단은 공공기관의 이와 같은 선제적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과학기술 분야 3개 기술지주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지주회사들과 특구재단에서 운용하는 투자펀드와 R&BD 과제, 기술보증기금의 융자 등을 연계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전 세계 스타트업이 주저앉아 있을 때 위기를 먼저 극복해 치고 나간다면 우리 스타트업들이 뉴노멀 시대 글로벌 시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스타트업들이 일시적인 자금 부족으로 뛰어보지도 못하는 일이 없도록 이들의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긴급하고 특별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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