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송금액 감소로 부양가족 생계 막막
세계은행(WB)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위축으로 이주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과테말라의 한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줄을 서서 식량보급품을 기다리는 모습. [AP]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20%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은 올해 이주노동자들이 보내는 전 세계 송금액이 5720억달러로, 지난해(7140억달러)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약 5% 감소한 것보다 4배나 큰 것은 물론 WB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송금 대부분(4450억달러)은 중간·저소득 국가로 보내는 것으로, WB는 송금이 이들 국가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경제위기로 인한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액 감소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WB에 따르면 중간·저소득 국가로의 송금은 1990년대 중반부터 개발원조를 앞질렀으며 2019년엔 외국인 직접투자도 뛰어넘었다. 세계화로 인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나선 이주노동자가 급증했고 일부 국가는 해외에서 일하는 자국민의 송금액에 더 의존하게 된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테말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고 전했다. 엘살바도르는 이 비중이 18.4%나 된다. 이주노동자 1명이 본국에 있는 3명의 가족을 부양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WSJ은 “송금액은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WB의 이민·송금 부문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딜리프 라타는 “이주노동자들은 일을 하고 있는 나라가 제공하는 사회보장체제의 틈새로 추락했을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