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명품·리빙 매출 급증…혼수 수요
“장기적 전망은 부정적…소비시장 위축 우려”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고객들이 골프 등 아웃도어 할인 상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유통업계가 완만한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웃렛·백화점의 매출이 개선되고, 명품·리빙·아웃도어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자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 높아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아웃렛의 주말 매출이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아울렛의 4월 1주차 매출은 전주 대비 13% 늘었다. 2주차(10%)와 3주차(8%)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대아울렛도 1주차(11%), 2주차(22%), 3주차(7%)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객의 방문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10%가량 감소해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의 매출은 명품과 리빙이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봄 정기세일(4월 3일~19일)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15.8% 감소했다. 여성패션·패션잡화·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지만 리빙과 해외패션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8%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이 6.1%, 리빙이 13%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해외패션(8.3%)과 리빙(14%) 판매가 늘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실내 공간을 꾸미려는 수요와, 결혼을 준비하며 혼수와 예물을 마련하는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옷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특히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골프와 등산 등 아웃도어 매출이 눈에 띄게 회복됐다. 신세계백화점의 최근 일주일(4월 15일~21일) 아웃도어 매출은 전주 보다 38% 뛰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골프웨어 매출도 19% 늘었다. 할인 상품과 기획상품을 중심으로 온라인·아웃렛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난다고 보기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화점·아웃렛 등 오프라인 매장의 4월 매출은 지난해 대비 여전히 10~20%가량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3월 매출 감소 폭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4월 매출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기술적 반등’”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소비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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