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해 총 4840억달러(한화 약 595조원)규모의 추가 예산지원 법안을 21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중소기업 직원의 급여를 보호하기 위한 대출 프로그램(PPP) 3100억달러가 포함된 정책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은행을 통해 3490억달러를 재원으로 PPP 신청을 받았는데 지원 업체가 쇄도, 13일만에 자금이 고갈돼 긴급하게 돈을 더 투입하게 된 것이다. 4840억달러는 미 정부가 1~3단계 경기부양책에 동원한 재원(2조3083억달러)에 더해지는 임시방편(3.5단계) 성격이다. 정가에선 수주내 2조달러대의 추가 지원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상원은 이런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병원 지원, 코로나19 검사에도 예산을 책정했다. 공화당은 중소기업 중심의 2500억달러 추가지원을, 민주당은 병원·지방정부까지 도와야 하기에 50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맞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사안인데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하원은 23일 이 법안을 승인할 걸로 기대된다.

PPP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다. 3100억달러다. 500인 이하 사업장에 2년간 최대 1000만달러를 무담보로 대출해 주는 것이다. 앞서 고갈된 재원까지 합치면 6590억달러나 된다. 애초 정책 목표와 달리 여러 대기업이 돈을 받아간 걸로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큰 회사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게 막았다”고 이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미 자금을 수령한 대기업은 즉각 돈을 돌려주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엔 소기업 긴급 보조금·대출용으로 600억달러도 책정됐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주장해 농업 관련 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병원 직접 지원엔 750억달러를 할애했다. 확진자 동선 추적 등을 포함한 코로나19 검사 프로그램엔 250억달러를 지원한다.

벌써부터 이른바 4단계 패키지로 시선을 돌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법안 통과 뒤 “이건 시작이 돼야 한다”며 “규모와 범위 면에서 3단계 패키지(코로나19 긴급지원과 구제 및 경제안보를 위한 법·CARES Act)의 2조달러에 맞먹는 새로운 법안 마련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그러나 “의원들이 워싱턴으로 돌아오기로 돼 있는 5월 4일까지 추가 지출에 정지버튼을 눌러야 할 때”라고 했다. 사상 유례없는 예산 투입으로 인한 재정적자를 우려한 발언이다.

미국은 이날 통과한 법안을 합쳐 1~3단계 패키지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경기부양을 위해 2조7923억달러의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게 됐다. 여기에 2조달러 규모로 거론되는 4단계 패키지까지 현실화하면 4조7923억달러(한화 5900조8000억여원)가 경제 붕괴를 막는 데 쓰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단계 패키지에 긍정적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내가 이 법안(3.5단계)에 서명한 후 우리는 다음 입법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주·지방 정부지원, 인프라 투자, 세제혜택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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