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간 보스턴글로브가 지난 19일 일요판에 부고만 16개면을 실었다는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알리고 있다. 냉혹한 현실이라는 문장이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급증으로 부고면도 늘어난 걸로 분석된다.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가 무려 16개면에 달하는 부고면을 만들었다. 지난 19일 일요판에서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배 이상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21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발행하는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이 신문은 최근 일요판 부고면을 16페이지로 제작했다. 한 주 전 11면보다 5개면이 더 추가됐다.
CNN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로 인해 매사추세츠주와 뉴잉글랜드주 사망자가 급증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보스턴글로브의 디지털담당 편집자인 재클린 리스는 “부고에 사인(死因)이 항상 나오는 건 아니어서 지면에 등장한 인사 중 몇 명이 코로나19로 숨졌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바이러스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흑백 문자로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사망자 수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장례를 치르기 어려워진 유족들이 고인의 사망 소식을 알리기 위해 독자들이 많이 읽는 일요일판에 부고를 내길 원하면서 지면이 늘어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다른 지역 매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루이지애나주 지역 매체인 ‘타임스-피커윤’과 뉴올리언스 ‘애드버킷’도 같은 날 부고면이 8면을 넘겼다.
애드버킷은 “지난해 같은 주말에는 부고면이 4면이었다”고 했다. 뉴저지주 일간지 ‘스타레저’는 지난 12일자 신문에 9면에 걸쳐 총 109개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미국보다 먼저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탈리아에서도 한 달 전 지역 매체가 부고로 가득 찬 적이 있다.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이 이탈리아를 연상케 한다고 CNN은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피해가 커 ‘죽음의 도시’로 불렸던 북부 베르가모의 ‘에코디 베르가모’ 지역신문에는 지난달 14일 부고 기사가 전체 지면 중 10면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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