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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수의 시승기] 가성비에 가심비까지 ‘독보적 SUV’,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차 XM3. [르노삼성차 제공]

20000대. 르노삼성자동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XM3가 한달 만에 기록한 사전 계약 대수다. 이유는 명확했다. 착하고 잘 생겨서다. 특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 측면에선 경쟁모델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정체성은 독특하고 독창적이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외형을 하고 있으나 실제 시트에 몸을 붙이면 세단의 느낌이 강하다. 실제 세단을 옆에 두고 보면 차체 높이가 더 낮아 보였다. 국내 준중형 SUV 중에서 가장 넓은 전장과 축거(휠베이스)가 쿠페형 콘셉트를 더욱 부각한다.

외관은 익숙하면서 새롭다. SM6와 QM6의 장점에 조미료를 가미한 인상이다. 그릴과 전조등이 이루는 선이 주는 안정감이 좋다. 통풍구와 도어 트림에 장식된 가니쉬도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차체 아래 장식된 검은 플라스틱 소재가 시각적으로 공중에 붕 뜬 효과를 주는 것도 재밌다. 트렁크 역시 SUV와 달리 해치백을 닮았다. 기본 적재용량은 513리터로 기대 이상이다. 아래 숨어 있는 수납공간과 6대 4로 분할 접히는 뒷좌석 구성도 만족스럽다.

승하차 높이는 성인의 신체 구조에 딱 들어맞는다. 어깨를 구부리거나 손잡이를 잡으면서 힘겹게 내릴 필요도 없다. 의자에서 일어나듯 접근성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실내 구성은 9.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운전석과 동승석이 나뉜다. 우선 모드별 디자인을 맞춤 설정할 수 있는 10.25인치 TFT 클러스터는 아기자기하고 완성도가 높다. 반면 영어 입력과 시트 온열 등 몇 단계를 거쳐 택해야 하는 센터 디스플레이의 접근성은 옥의 티였다.

실내 인테리어는 간결하며, 공간의 특성상 운전자에게 맞춰진 느낌이다. 특히 주행 중 잡소리가 전혀 없어 높은 조립품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좁은 2열로 패밀리카로는 적당하지 않다. [정찬수 기자]

시트는 단단하고 아담하다. 실내 공간이 여유롭지 않은 편이라 운전대와 기어부를 비롯한 모든 조작부가 운전자에게 집중된다. 동승자를 위한 배려는 적은 편이다. 협소한 센터 콘솔을 나눠 쓰기 어려우며 독립 에어컨이 없어 한 명의 취향에 맞춰야 한다.

에어 퀄리티 센서는 열심히 일하는 상황을 클러스터를 통해 알려준다. 미세먼지에 예민한 요즘, 특히 만족도가 높은 기능이다. 환기하거나 오랫동안 가둬둔 공기를 인식하면 강제로 순환을 하거나 깨끗한 공기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2열의 거주성은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성인 기준 무릎 앞 공간이 주먹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정도다. 등받이 각도는 적당하게 누워 있지만, 쿠션의 길이가 짧아 장거리 이동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시승한 모델은 고성능 TCe 260 엔진이 탑재된다.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으로 개발한 4기통 직분사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기본형인 1.6리터 GTe(123마력)보다 높은 출력(152마력)을 발휘한다.

준중형인 만큼 공회전 소음은 실내로 많이 유입되는 편이다. 가솔린 엔진임에도 시트에서 느껴지는 진동도 감지된다. 7단 습식 듀얼클러치의 진동 역시 출발 때 두드러지는 편이다.

하체는 단단하다. SUV보다 세단의 세팅이다. 날렵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다소 투박한 승차감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주행 중 소음은 보닛과 A필러를 때리는 풍절음이 노면소음보다 컸다.

가속 능력은 인상적이지 않다. 그런데 속도감이 더디다. 계기반으로 시선을 내렸을 때 생각보다 높은 속도에 자주 놀랐다. 무겁고 단단한 차체가 주는 안정감으로 느껴졌다. 연비는 도심에서 10㎞/ℓ, 고속도로 정속주행에선 ㎞/ℓ 수준으로 측정됐다.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으로 개발한 4기통 직분가 가솔린 터보엔진인 TCe는 가속력보다 효율성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4km 수준. 마이 센스를 통해 운전대와 엔진 출력 등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정찬수 기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확하고 빠르게 작동했다. 하지만 차선 유지 보조는 아쉬웠다. 차선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지속 시간이 짧았다. 차선 이달 방지 보조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느껴졌다.

XM3 가격은 1.6 GTe ▷SE 1719만원 ▷LE 1939만원 ▷LE Plus 2140만원. TCe 260 ▷LE 2083만원 ▷RE 2293만원 ▷RE Signature 2532만원 등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매력적인 모델이다. SUV의 스포티함과 공간을 낮은 가격대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디자인이 구매를 결정하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패밀리카로 접근하기엔 무리가 있다. 단단한 승차감과 다소 부족한 2열 거주성이 그 이유다. 토션빔에 따른 주행 충격과 소음도 단점이다. 차의 정체성만큼 목적성이 뚜렷하다는 얘기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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