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터뷰]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선제적 리스크관리…‘용기’로 코로나 뚫을 것”
ELS 자체헤지 리스크한도 줄인 ‘안전경영’ 주목
달러 등 글로벌 안전자산 규모 3000억원
IPO 강점 이어갈 것…부동산 부문 성장도 ‘기대’
16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헤럴드경제와 만나 올해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올해는 브로커리지 부문 성장 기회를 잘 지켜내고, IB(투자은행)와 PI(자기자본투자)에서 새로운 기회를 도모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략입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오익근〈사진〉 대신증권 대표는 올 한해 경영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세계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가운데서도 단기 실적 방어에 치중하지 않고, 탄탄한 성장을 위해 ‘정도’를 걷겠단 의지다.

오 대표는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영업추진부장과 인사부장, 재무관리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역임하고, 올해 3월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했다.

앞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낸 대신저축은행을 우량 저축은행으로 성장시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특히 만 32년을 대신금융그룹 한 곳에 몸담아 온 대표적인 ‘대신맨’으로 , 증권업계에서는 그의 경영 스타일이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관심이 높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면서 실적도 동반 하락했다. 브로커리지 위주의 기존 수익구조에서 IB·PI 비중을 늘려 수익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였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하며 브로커리지 부문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지만, IB부문 확대라는 거스를 수 없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오 대표는 “대신증권의 현재 수익비중에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큰 것은 맞고, 최근 일시적인 충격이 왔지만 IB·PI 중심으로 증권업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수년간 변동성이 커질 위험에 대비해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리스크 관리 경영에 치중해 왔다. 마켓리스크가 큰 위험자산을 축소하다 보니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몰아치기 시작한 1분기 ‘안전경영’의 본격적인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오 대표는 “ELS(주가연계증권) 자체헤지 리스크한도를 지난 2015~2016년의 3조원 수준에서 최근 1000억원으로 대폭 줄여 놓은 덕에 타 증권사 대비 올해 1분기 실적 선방이 예상된다”며 “ELS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변동성이 증대될 때는 손실이 증가한 경험이 있어 운용을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등 안전자산 확보도 안전경영의 한 축이다. 대신증권은 미국 뉴욕 맨해튼과 일본 도쿄 핵심 5지구, 싱가포르 등 지정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지역에만 부동산 자산을 확보한다는 원칙으로 투자를 진행해 왔다. 환금성이 높은 자산이 회사 자산 건전성을 높인다는 판단에서다. 대신증권이 투자한 달러와 엔화 등 글로벌 안전자산 규모는 3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16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헤럴드경제와 만나 올해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최근 2년여간 실적이 올라오고 있는 IPO(기업공개) 부문에서는 올해도 10개 이상 회사의 IPO 주관을 계획하며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춤했던 IPO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성과는 3~4분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대표는 “IPO를 주관했던 기업과 지속적 유대관계를 쌓아가면서 단순히 한 건의 IPO로 끝나는 게 아닌, ECM(주식자본시장), DCM(채권자본시장) 등 기업의 전반적인 자문역할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전략”이라며 “IB부문장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부문장을 40대 임원으로 임명하는 등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생태계에 발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과 부동산의 융복합’을 추구하는 대신금융그룹의 한 축인 부동산 관련 사업 시너지도 기대했다. 지난해 출범하고 올해 리츠AMC 인가를 받은 대신자산신탁을 중심으로 리츠 상품, 부동산 PF, 도시정비개발 등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해 간다는 전략이다.

오 대표는 또 임기 중 3조원을 목표로 자본확충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배당 정책 등 여러가지 이슈가 있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시는 어렵지만, 자본확충이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목표인 만큼 선언적인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총회 때 언급했던) 일반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30~40%의 배당성향을 이어간다는 주주와의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용기’를 주문하며 위기 극복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움츠러들고 수세만 하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돌파하려는 용기, 도전하려는 용기, 실패했더라도 다시 일어서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