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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아나톨리아 고대도시에서 2000년 전 해시계 발견
터키관광부, “뛰어난 한국 해시계 보다 6세기 앞서”
시계바늘 그림자 계절별로 달리 읽도록 정교히 설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터키 문화관광부는 아나톨리아 지역의 서부 데니즐리(Denizli)에 있는 고대도시 라오디케아(Laodicea)에서 2000년 된 고대 해시계가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터키 서부지역인 이곳은 동서 교류의 요충지로, 고대 수많은 제국이 서로 차지하려고 쟁탈전을 벌였고, 문물이 발달한 곳이다.

이번에 발견된 해시계는 터키에서 발견된 세 번째 것으로, 한국 것보다 600년가량 빠르며 기존의 것과는 태양의 위치에 따라 세부적인 시간 분할이 가능한 눈금과 지표가 적혀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해시계가 터키 서부지역 데니즐리 인근에서 발견됐다.

로마왕정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해시계는 지난 3월 고고학자 젤랄 심셰크(Celal simşek, 파묵칼레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라오디케아의 헬레니즘 유적 중 하나인 고대극장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발굴했다.

발굴 당시 해시계는 정남쪽을 향하고 있었으며, 그노몬(gnomon)이라고 불리는 시곗바늘은 이번에 발견되지 않았다.

반구형 해시계의 연식은 2020년 정도로, 아우구스투스 황제(BC 27~AD 14) 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시계인 신라 시대 것과 비교하면 6세기 정도 빠른 편이다.

이번에 발견된 해시계는 중앙에 위치한 시곗바늘 그림자를 통해 계절과 달(月)에 따라 시간을 확인했던 정교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시계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시기별로 시간을 계산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먼저 상단에는 그리스어로 겨울철을 나타내는 ‘키시메리니(Ksimerini)’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중간에는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계절, 즉 하지에서 동지 사이를 나타내는 ‘이시메리니(Isimerini)’, 하단에는 여름철을 나타내는 ‘테리니(Terini)’가 새겨져 있다.

겨울에는 키시메리니로 표시된 상부의 좁은 구간에 생기는 바늘 그림자를 관찰해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월 21일부터 6월 21일까지는 중간의 이시메리니 구간, 이후에는 하단의 넓은 테리니 구간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팀은 해시계 가장자리에 그려진 나뭇잎 문양이 유물의 희소성을 더한다고 터키 문광부는 소개했다.

지금의 터키 서부지역에 있던 고대도시 라오디케아

고대도시 라오디케아는 활자를 이해하는 높은 수준의 문명과 부, 발달된 예술문화를 지녔던 도시다. 소아시아(Asia Minor)반도 중요 도시 중 하나로, 실크로드 길목에 있는 교통요충지였기에 무역과 금융을 통해 막대한 부를 가질 수 있었고, 해시계 등 당시로썬 최신 과학기술이 발달할 여건이 충분했다는 것이다. 리쿠스(Lycus) 계곡의 비옥한 땅을 바탕으로 목양과 목화 재배 또한 활발했고, 의학의 발전은 물론, 소아시아 7교회 중 하나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터키는 트로이의 고고유적, 카파도키아의 바위 유적, 이스탄불 유적지구 등 총 17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로마제국, 비잔틴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경계로 유럽과 아시아를 나뉘는 등 동서양 문명이 교차돼 많은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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