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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코로나 시대’…세계경제 ‘블록화’· ‘내수화’ 가속
각국 정부, 글로벌 공급망 재평가 계기
의약품 수급 위기 이후 생산 내수화 나설 가능성
공급망 안정화·탄력 운영 위한 ‘지역 블록화’ 강화
미국의 복합쇼핑몰인 트레이더스 빌리지 앞에서 식료품을 사기 위해 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긴밀한 연결성을 바탕으로하는 ‘세계화’ 패러다임이 흔들리는 가운데, 사태가 완화되면 국가들이 본격적으로 타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미 외교위원회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에게 어느 정도 의존해야하는 지를 놓고 모든 나라가 재고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사고방식(미국 우선주의)을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찍이 세계화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이래 지구촌을 더 큰 혼란으로 몰아넣은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세계 제조업의 중심인 중국이 주요 발병국으로 부상하자 글로벌 공급망이 순식간에 붕괴됐고, 뒤이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각국 정부의 국경폐쇄가 이어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의료 장비 수급 문제가 터져나왔다.

일부 국가는 전세계로 분산된 공급망을 자국으로 집중시키면서 벌써부터 공급망 재평가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재무장관은 최근 자국 기업에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을 주문했다. 미 세관 당국은 특정 의약품의 수출을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각국 정부가 의약품 생산을 대거 내수화할 가능성도 높다. 수잔 룬드 매킨지 파트너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의료 장비 쟁탈전을 감안할 때 정부들이 향후 국내 생산에 더 많이 의존하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反) 세계화 기류가 짙어지면서 세계 무역시장 역시 재편 기로에 놓였다. 코로나19 사태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전쟁의 충격으로 무역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보호 무역주의’를 강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 미국은 전통적 동맹국인 서유럽과도 무역 긴장을 조성해왔다”면서 “코로나19는 이미 많은 국가에 뿌리내리고 있는 사고방식(보호 무역주의)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세계화의 ‘종언’을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오늘날 전세계를 잇는 무역 시장의 연결성이 다소 약해지는 대신, 정부와 기업들이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이웃 국가로 수급 시장을 축소하면서 전체적인 무역 시장의 ‘블록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룬드 파트너는 “다국적 기업은 일찍이 공급망을 안정시키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면서 “코로나19는 세계 무역의 전면적 후퇴가 아니라 지역 무역 블록으로의 전환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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