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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기관은 동네북?, 여당 표팔이 ‘지방 이전’ 공약 남발
문명순 후보 "은행 본점 유치"
김윤덕 후보 "제3 금융중심지 선정"
집권여당 앞세운 표심용 공약 지적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21대 총선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집권여당인 점을 내세워 현실성이 낮은 금융공공기관 지방 이전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해찬 당 대표까지 가세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지역 균형 발전, 금융산업 경쟁력 등을 두로 검토해 신중히 추진해야 할 금융공공기관 이전 사업이 총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고양갑 후보는 5대 공약 가운데 하나로 금융 공기업 유치를 내걸었다. 구체적인 기관을 지목하지 않고 금융 공기업을 지역구인 덕양구로 이전시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더욱이 은행 본점도 덕양구에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본점 이전을 국회의원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은행 내부에서 면밀한 검토와 경영적 판단 그리고 결단이 있지 않고서야 본점을 옮긴다는 것이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갑 후보는 전북을 '제3 금융 중심지'로 지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공공기관을 대거 이전시키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이전 대상으로 지목한 금융공공기관은 한국투자공사(KCI), 국제금융센터,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다.

과거 서울과 부산을 대상으로 정부가 선정한 금융중심지가 오히려 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김 후보의 ‘제3 금융중심지’ 공약은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영국의 컨설팅기관 '지옌'이 지난달 말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조사 결과 서울시는 지난 9월 발표 당시보다 3계단 오른 33위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9월 5위를 기록했지만, 매해 순위가 떨어졌다.

2015년 3월 24위를 기록한 이후로 30~40위권에 머물던 부산은 8계단 하락한 51위를 기록했다. 부산이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지난 2017년 9월 조사(70위) 이후 두 번째다.

이해찬 대표는 이같은 자당 후보들의 금융공공기관 이전 공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전국을 다녀보면 절실히 요구하는 게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라며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 2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20대 국회에서 금융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상태다.

실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3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한국수출입은행법·한국산업은행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 한 바 있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국책은행 지방 이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국회의원의 이해상충 문제에 비춰 볼 때 총선이 1년여 남은 상황에서 그 동기의 순수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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