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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섬나라인데…뉴질랜드는 日·英과 달랐다
10일 두 번째 코로나19 사망자 발생
누적 확진자 6명 시기부터 입국자 격리 조치
부족한 중환자실, 바이러스 유입 조기 차단
검사 확대…“기술과 탁월한 리더십 결합”
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공원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인구 500만명이 채 안되는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뉴질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기준 뉴질랜드의 누적 확진자는 1283명, 그리고 사망자는 이날 추가 확인된 1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2명에 불과하다.

보름 전 ‘봉쇄령’을 발동한 뉴질랜드는 지난 5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89명까지 치솟은 이후 4일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9일 29명까지 감소했다. 이튿날 신규 확진자가 44명으로 다시 증가하기는 했지만, 완치자가 이보다 많은 56명이 추가되면서 양성 상태인 환자 수는 줄어들었다. 중증 상태인 환자 2명을 비롯해 현재 병원 치료 중인 환자의 수는 16명이다.

외신들은 뉴질랜드가 봉쇄령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방어의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역시 지난 9일 “우리는 코너를 돌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헌신과 희생은 우리의 계획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가 전염병의 전세계적 대유행에 맞서 비교적 적은 피해를 입고 있는 데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가진 이점과 단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뉴질랜드 정부 주도 하의 강력한 국경 폐쇄와 이동 제한 조치가 이뤄진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시 와일즈 오클랜드대 미생물학자는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보다 들어오는 여객기의 수가 적고, 다른 나라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면서 “뉴질랜드가 섬이라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아던 총리 역시 “바이러스를 대응하는 데 있어 섬은 분명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위험 요인도 있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중환자실이 별로 없어 중증환자가 늘어났을 때 의료 시스템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았다. 현재 유럽 일부 국가들이 다른 나라의 중증 환자들을 이송해 수용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지만, 섬 국가인 뉴질랜드로서는 사실상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였다.

때문에 뉴질랜드는 최대한 빨리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 전략을 취했다. 아던 총리는 확진자가 6명에 불과했던 지난달 14일, 모든 입국자에게 2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명령했다. 누적 확진자가 28명을 기록하던 닷새 뒤에는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고, 23일에는 전국적 봉쇄령을 발동했다. 당시 뉴질랜드의 누적 확진자는 102명이었다.

검사도 빠르게 진행했다. 현재까지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5만건이 조금 넘는다. 반면 뉴질랜드보다 13배가 많은 인구를 가진 영국의 누적 검사 건수는 막 20만건을 넘어섰다.

CNN은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시민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준비를 해야한다’고 경고하는 동안, 아던 총리는 경제만이 아닌 사람을 중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그리고 그 위협에 빠르게 대응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그리고 뉴질랜드 정부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결국 승리할 지 여부는 아직 예단하기는 힘들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진 일부 국가들이 봉쇄령 해제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가운데서도 뉴질랜드는 봉쇄령 ‘조기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던 총리는 최근 브리핑에서 봉쇄령 추가 연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가 너무 일찍 움직이게 되면, 우리는 다시 뒤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베이커 오타고대 공중보건학과 교수는 “세계 최고의 기술 자원을 갖고 있는 미국과 영국이 자원이 제한된 뉴질랜드보다 낮은 검사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뉴질랜드는 좋은 기술과 리더십의 결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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