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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 만드는 ‘효모’로 수소 생산한다…친환경 수소촉매 개발
- UNIST 김광수 교수팀, 수소·산소 발생에 우수한 성능 입증
UNIST 자연공학부 김광수(가운데) 교수 연구팀.[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맥주나 포도주, 빵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미생물, ‘효모’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버려진 효모 속에 있는 물질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촉매를 합성한 것이다. 폐기된 효모는 양이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해 향후 물 분해 수소의 가격을 한층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화학과 김광수 교수 연구팀은 폐기된 효모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할 저렴한 촉매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효모 기반 지지체에 루테늄과 철 기반 물질을 입혀 수소와 산소 발생 모두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촉매를 만들어냈다.

수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에너지 공급원으로, 친환경적으로 얻으려면 물을 전기분해하면 된다. 그러나 물 분자속 수소와 산소는 아주 강하게 결합하고 있어서 이를 끊는 데 도움을 줄 백금이나 이리듐 같은 촉매가 필요했다. 하지만 둘은 희귀하고 가격이 비싸며 내구성도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김광수 교수팀은 백금이나 이리듐 같은 귀금속 촉매를 대체하면서 산소와 수소 발생에 모두 성능을 높일 촉매의 재료로 ‘폐기된 효모’에 주목했다. 효모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다 쓰고 버려지더라도 탄소나 인, 황, 질소 같은 물질이 풍부하다. 이러한 물질은 전기 전도도를 높일 수도 있고, 다른 물질을 붙잡을 수 있는 ‘작용기’도 있어 금속 입자를 고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특징은 결과적으로 성능 좋은 촉매를 만들 가능성이 된다.

연구팀은 버려진 효모를 지지체로 삼아 수소 발생과 산소 발생을 촉진하는 두 가지 촉매를 만들었다. 먼저 수소 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음극용 촉매로는 효모에 루테늄 금속 나노입자와 루테늄 단원자를 입혔고, 산소 발생 반응이 일어나는 양극용 촉매로는 효모에 자철광을 입힌 물질을 각각 만든 것이다. 음극 촉매는 여러 전기화학적 성능과 내구성에서 백금 촉매보다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였고, 양극 촉매도 이리듐 촉매보다 훨씬 뛰어난 산소 발생 성능을 보였다.

특히 두 촉매를 적용한 물의 전기분해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인 건전지 수준의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태양전지를 이용해 충분한 물 분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이 시스템은 태양전지로 생산한 전기 에너지를 가하지 않고 태양광을 비춰주는 것만으로도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는 게 가능했다.

김광수 교수는 “버려지는 효모에서 얻은 물질을 지지체로 써서 루테늄이나 철 기반의 물질을 입히면서 그 비율을 최적화해 좋은 성능을 가진 촉매를 얻을 수 있었다”며 “폐기되는 효모는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재료인 데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인데, 이번 연구에서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하게 됐다”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Sustainability’에 4월 6일자로 출판됐다.

nbgkoo@heraldcorp.com

효모의 구조와 효모로 만든 전기화학 촉매.[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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