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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학습터 준비 해놨더니”…교육부 기습발표에 학교·학부모 ‘우왕좌왕’
교육부, 5일 ‘초등 1·2학년 원격수업 방안’ 발표
“초등 저학년 쌍방향 수업 집중 어렵다” 우려 반영
교육부, 이번에도 학교소통 없이 일방통행식 발표
원격수업 준비ㆍe-학습터 안내했던 교사들 허탈ㆍ황당
학부모들 “차라리 초등생 전체를 EBS로 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급 학교 개학이 늦어짐에 따라 광주 서구 광천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원격 수업 시행에 대비해 온라인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교육부가 5일 ‘초등학교 1·2학년 원격수업 방안’을 내놨지만, 갑작스런 발표에 일선 학교는 물론 학부모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개학일까지 빠듯한 기간 동안 스마트 기기 수요 조사에다 e-학습터와 원격수업을 준비하던 교사들은 괜히 헛수고 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초등학교 1~2학년은 이달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 뒤 스마트 기기가 아닌 EBS 방송과 가정학습 자료를 중심으로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고 밝혔다. 6일부터 지상파인 ‘EBS 2TV’에서 방영하며, 국어·수학 등 교과 관련 방송은 물론 ‘미술 탐험대’, ‘와글와글 미술관’, ‘소프트웨어야 놀자!’ 등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까지 시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특히 16일(초 4~6학년), 20일(초 1~3학년) 온라인 개학 전에 각 학교에서는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꾸러미’를 가정으로 배송할 예정이다. 학습꾸러미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한글 따라쓰기, 숫자 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하는 학습 자료가 들어가게 된다. 출석은 담임교사가 학부모들과 개설해둔 온라인 학급방의 댓글, 문자메시지 등으로 확인한다.

이 같은 갑작스런 발표는 초등학교 1~2학년생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해도 40분간 집중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달 31일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하고 원격교육으로 학습공백을 해소하겠다고 밝힌 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 온 교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사는 “힘들게 화상수업 앱 깔고 학부모님께 한분한분 전화로 안내드리고 주말 내내 개별 테스트하고 사전연습하고 있는데, 어이가 없다”며 “학부모들 문의가 오는데,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도 “지난 주까지 초1 원격연수 온라인클라스 만들고 학부모 모두 가입시키고 2주 수업계획안도 다 내고 수업 동영상까지 다 찍어놨는데, 교육부는 계속 말 바꾸면서 당장 해놓으라고만 한다”며 “이젠 학습꾸러미를 만들어야 하는데, EBS 방송에 뭐가 나올지 알아야 만들지 않냐”고 허탈해했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교육부가 왜 시간만 낭비하게 하고 현장에 혼란만 주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공문도 없고 지침도 없는데, 학부모들이 전화하면 뭐라고 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오는 8일 시도교육청에 안내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몇몇 초등학교들은 지난 주 학부모들에게 e-학습터에 가입하라고 공지했다.

초등 1학년 학부모인 한모 씨는 “우리 아이 선생님은 지난 주에 e-학습터 가입하라고 연락해주셨는데, 학교가 항상 늦는 것 같다”며 “자꾸 번복되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초등학생은 전부 다 EBS 수업으로 통일했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원격수업은 초등 3~6학년생도 집중 못하는 만큼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하자는 주장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지난 달에도 갑자기 돌봄교실에서 점심을 제공한다고 일요일에 발표해 일선 학교에서는 월요일에 갑자기 어떻게 해야 하냐며 우왕좌왕한 적이 있다”며 “교육부가 학교와는 소통을 안하고 늘 언론을 통해 발표를 하니 학교는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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