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타격 극심
주가하락으로 손실계상↑
지난달 26일 오전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외출 자제 및 재택 근무를 촉구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에서도 확산세에 들어가면서 일본 내 제조업·유통·금융업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은 물론 생산 일정 자체도 차질을 빚어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 8개사는 일본 내 생산을 전면 또는 일부 중단할 전망이다.
2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스바루는 군마(群馬)공장의 가동을 이달 1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중단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스바루는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의 재개 시점도 늦춘다고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이달 3일부터 일본 5개 공장의 7개 생산라인을 정지할 계획이다. 혼다는 13∼14일 구마모토(熊本) 공장을 중단하고 16∼17일 사이타마(埼玉) 공장을 멈춘다. 닛산(日産)자동차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규슈(九州) 지역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쓰비시자동차 역시 오는 6일부터 13일 동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오카야마(岡山)현 미즈시마제작소의 SUV 생산라인 등 일본 내 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일본의 8개 자동차업체가 이같이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생산을 멈추는 것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이후 처음이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와 전국경자동차협회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내 신차 판매량은 작년 3월보다 9.3% 감소한 58만1438대에 그쳤다. 특히 닛산은 판매량 감소율이 32.7%를 기록하는 등 타격이 컸다.
소비 심리도 위축됐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백화점의 지난달 매출액(잠정치)이 1년 전과 비교해 40% 안팎으로 감소했다. 올 2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매출액이 12∼22% 감소했는데 지난달 들어 감소율이 한층 커진 것이다.
요미우리는 지난달 기준 백화점 외국인 면세 매출액도 90% 넘게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 감소율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나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보다 높았다고 전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타격도 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보유하고 일본 주식 가격 하락으로 인해 지난달 말까지인 회계연도 결산에 394억엔(약 4550억원)의 손실을 계상한다고 1일 발표했다.
국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은행의 충격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三菱)UFJ파이낸셜그룹은 출자한 해외 은행의 주가가 하락해 회계연도 결산에 3600억엔(약 4조1천577억원)의 손실을 반영하기로 했고,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 홀딩스는 영국 자회사의 주가 하락으로 485억엔(약 5600억원)의 손실이 예상돼 연결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예상액이 2090억엔(2조4123억원)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기 드라마도 제작에 차질을 빚는 중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대하드라마 '기린이 온다'와 아침 드라마 '옐'(yell·응원의 함성)의 촬영을 12일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민영방송 TBS는 2013년에 최종편 시청률이 42.2%를 기록한 인기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半沢直樹) 속편을 이달 19일부터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감염 확산 우려로 인해 촬영 허가를 받지 못해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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