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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쉽지만…현장만큼 뜨겁다 ‘재택 관람’

  • 코로나 영향 모든 공연 ‘일시 정지’ 상태
    3월 공연 73편 불과…새 돌파구 시도 활발
    심청 공연 실황 무려 1000여명이 재택 관람
    클래식서 국악까지 다양한 ‘랜선공연’ 활기
    “온라인 플랫폼 통해 새로운 관객층 확장”
  • 기사입력 2020-03-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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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예술의전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된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 공연 실황에는 무려 1000여명의 재택 관람객이 몰리며 화제가 됐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한지 한 달. 공연계의 표정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미 모든 공연은 ‘일시 정지’ 상태에 놓였다. 국내외 음악인의 공연이 취소됐고, 대형 공연장부터 대학로 소극장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문을 내렸다.

실제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무대에 오른 공연은 총 73편, 매출액은 68억8366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매출액 209억5418만 원, 1월 매출액인 405억9808만 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 본격적으로 새로운 공연이 시작되는 계절임에도 공연계의 봄은 아직 멀었다.

화려한 장막을 걷어낸 맨얼굴에는 그늘이 짙게 내려 앉았지만, 지금 공연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시도가 활발하다. 코로나19로 공연 중단 상태에 놓인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언택트(Untact·비대면) 콘텐츠’를 제작, 신(新) 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지난 21일 예술의전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된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 공연 실황. 실시간 채팅방을 찾은 ‘재택 관람객’의 숫자는 무려 1000여명에 달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발레 공연에 채팅창은 실제 공연장보다도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발레 초심자들은 “처음 본 발레의 매력에 빠졌다”는 반응까지 내놨다.

코로나19와 맞물려 등장한 ‘랜선 공연’이 불황에 빠진 공연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공연은 무대에서 눈으로 직접 봐야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무관중 공연이나 공연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 VR 온라인 중계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공연 영상 콘텐츠가 공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랜선 공연은 클래식부터 국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공연이 줄줄이 취소된 예술의전당은 온라인을 통해 기존의 공연 영상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예술의전당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상실한 국민을 위해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 공연 영상을 유튜브로 중계한다”며 말했다. ‘싹 온 스크린’은 예술의전당에서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해 온 공익사업이다. 이에 오는 27일까지 연극 ‘페리클레스’ ‘인형의 집’, 클래식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노부스 콰르텟’, 창작 발레 ‘심청’ 등을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도 유튜브를 통해 ‘힘내라 콘서트’를 생중계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과 예술단체들의 공연을 지원해 온라인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다. 코로나 19 여파로 취소된 세종문화회관 대관 공연과 ‘공연예술분야 피해 상담창구’를 운영 중인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추천한 작품들을 공모를 통해 선정, 모두 10개 작품을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일 계획이다. ‘힘내라 콘서트’의 일환으로 세종문화회관 자체기획공연인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마티네 공연 ‘오페라 톡톡 로시니’(3월 31일), 서울시무용단의 ‘놋’(4월 18일)도 선보인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 20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유튜브를 통해 ‘내 손안의 콘서트’를 열고 있다.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는 “음악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하는 단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5인 이하의 실내악으로 구성했다”며 “음악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과 대한민국이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KBS교향악단도 25일부터 온라인 공연플랫폼 ‘디지털 K-홀(HALL)’ 서비스를 통해 매주 세 차례 신규 콘텐츠를 선보인다. 요엘 레비 전 KBS 교향악단 상임 지휘자가 연주한 말러 교향곡 1번을 시작으로 거장 시리즈, 베토벤 시리즈, 브람스 시리즈 등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다.

국립국악원도 지난 19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가상현실 콘텐츠 37종을 공개하고 있다. 사물놀이, 시나위, 승무, 부채춤, 창극 등 콘텐츠가 다양하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각각의 국악 공연 레퍼토리는 1인칭 시점으로 근접 촬영해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는 무대로 연출했다”며 “공연장에서 보기 힘든 연주자들의 손끝이나 무용가의 세세한 동작까지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공연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600여편의 공연을 공개했다. 회원 가입 후 상품권 코드에 ‘BERLINPHIL’을 입력하면 그날로부터 한 달 동안 무료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사이먼 래틀, 키릴 페트렌코 등 지난 세월 베를린필 역사를 만들어 온 지휘 거장들의 콘서트와 다큐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빈 국립오페라단도 다음달 2일까지 중계 사이트에서 오페라와 발레 영상 등을 한 편씩 선보인다.

공연계 관계자는 “클래식이나 발레, 국악 등의 공연은 관객층이 한정적이었는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관람객을 만나고, 관객층을 확장할 수 있다는 희망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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