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500억원 사업 따자마자 입국 금지”…‘기업인 입국 지원’ 협상 난항
코로나19에 ‘하늘길’ 막힌 기업 피해 계속
각국과 협상 진행하지만…”제한 완화 소극적”
G20 정상회의에서도 기업 피해 주요 의제로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출국장이 텅 비어있다. 이날 김해공항 국제선은 일일 이착륙 항공기 수가 0대를 기록했다. 김해공항은 현재 외항사가 운영하는 도쿄와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이 전부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자 정부가 ‘기업인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며 입국 제한 예외 적용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협상이 더딘 사이 당장 출국길이 막힌 기업들은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며 외교당국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외교당국은 최근 25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고도 우리 기술진이 입국을 금지당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솔로몬제도와 우리 기업인의 입국 제한 예외 적용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9월 솔로몬제도에서 총사업비 2억1100만 달러 규모의 ‘티나강 수력발전사업’을 수주했다. 솔로몬제도의 첫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으로 지난해 말 ‘금융종결’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지만, 공사는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우리 기술진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입국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기술진이 호주 브리즈번을 거쳐 솔로몬제도로 입국해야 하는데 도착지뿐만 아니라 호주까지 코로나19 여파로 항공편이 막힌 상황”이라며 “공사 시작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외교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도움 요청에 외교부는 현지 공관을 통해 우리 기업인의 입국 제한 완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협상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현지 방역 시스템이 취약해 아예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교당국 간 대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현지 정부는 보건 대책 완화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외교부 역시 “현지 당국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지금은 외교당국보다 보건당국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진 이후에야 관련 조치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지 진출 기업의 피해는 국경을 봉쇄한 다른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기업인의 입국 제한 예외 적용 문제에 대해 “협상에 성공해 성과를 보인 국가가 더 늘어나지는 않았다”며 “여전히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각국에 예외 적용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그간 우리 외교당국의 기업인 입국 완화 요청으로 교섭이 완료된 기업인은 모두 1196명으로, 비자 발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정부 요청으로 입국 비자를 발급받은 인원도 184명에 달한다. 입국이 완료돼 현지에서 정상 업무를 시작한 인원도 284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의 요청에 턱없이 모자란 상황으로, 외교부는 우리 기업인의 입국을 막고 있는 15개국과 동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인의 진출 문제를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꺼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부총리 및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기업인의 활동 보장 등 국제협력 방안이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서 깊이 있게 협의되기를 바란다”며 “건강 상태확인서 소지 등 일정 방역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인들에 대해서는 교류가 허용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언급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