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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김여정 내세워 트럼프 ‘미묘한 모욕’”
북미정상 친서외교 불구 관계 변화 회의적
“北, 정상 간 관계 정치적 이용 말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지만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관계 국면 전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이 2019년 6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보낸 친서를 읽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고 북한이 이를 ‘좋은 판단’이고 ‘옳은 행동’이라며 높이 평가했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 국면 변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때문에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국제문제에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존중을 통해 교착상태에 있는 비핵화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북미정상 차원의 의사소통 채널을 열어놓겠다는 의도라는 점에서 평가할만하지만 북한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연구원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 관계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면서 “북한의 어떤 진전이나 답이 있기 전에 미국이 입장 변화를 보이거나 더 큰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에서 김 제1부부장이 나서 것 자체가 적잖은 정치적·외교적 함의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 친서에 대한 북한 반응이 김 위원장이 아닌 여동생 김 제1부부장에게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묘한 모욕”이라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좋은 관계를 평가하면서도 이를 핵정책과는 따로 구분하는 등 매우 영리하고 절묘한 반응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의 잇단 단거리발사체 시험 역시 당분간 북미협상이 재개되지 못할 것임을 시사한다면서 북한은 미국에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양보를 압박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시간을 끄는 ‘북한판 최대압박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방역 협력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게 봤다. 이와 관련해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인도적 지원이 아니라 제재완화”라며 “북한이 지원을 받아들인다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미국에 공개해야하는데 이는 북한이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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