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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 ‘코로나19 협력’ 수용 어려워
트럼프 “북한ㆍ이란에 코로나19 지원 열려있다고 말해”
김정은, 트럼프에 답신 보냈을 듯…北美 ‘톱 다운’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제안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정치적, 기술적 상황을 고려할 때 수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2019년 6월 자신의 집무실에서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읽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 의사를 밝혔지만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 관련해 돕는 일에 열려있다는 의사를 북한과 이란, 그리고 다른 국가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날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보내온 친서에서 코로나19 방역 협조 의향을 표시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가 직접 대화를 재개한다는 내용이 있었다면 공개했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굳이 내부에 알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실적으로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협력 제안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카드다. 북한은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북미 간 방역 협력은 이를 부정하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안전, 제재완화 등 정치·외교적으로 큰 틀의 민감한 사안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 협력은 지엽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다. 양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방역 협력이 고마울 수는 있지만 체제안전보장, 대북제재완화 등 대북적대정책 전환이 보다 중요하다”며 “북한에게 대북적대정책 전환 없는 방역 협력은 앞뒤 순서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김 제1부부장도 전날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김 위원장과 특별하고도 굳건한 개인적 친분관계를 잘 보여주는 실례로 ‘좋은 판단’이고 ‘옳은 행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발전 구도를 알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 지는 미지수이며 속단하거나 낙관하는 것도 그리 조지 못한 일”이라며 거리를 두었다.

기술적으로도 북미 코로나19 방역 협력은 쉽지 않다. 북한 보건성은 지난달 조선적십자회를 통해 국제적십자연맹(IFRC)에 코로나 지원물품을 요청했지만 유엔의 이례적으로 빠른 대북제재 면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국경폐쇄와 강화된 검역 ·통관 조치에 따라 한달 넘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급증과 북한의 세 차례 발사체 발사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고 김 제1부부장이 이를 공개하는 등 북미 간 정상 차원의 신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한반도정세에 긍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북미 정상 모두 아직까지 ‘톱 다운’ 방식에 대한 유용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답신을 보냈을 것”이라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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