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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쇄도한 ‘총선 러브콜’ 다 사양한 김동연 “당분간 더 성찰하고자 한다”
페이스북 글 통해 정치참여 권유 등에 대한 입장 밝혀
“현위기 해법 갖고 있지 못해 더 고민” 향후 행보 주목
위기극복과 혁신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는 길 걷겠다
“제게 지금은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라 생각한다”
다만 의리상 김용진 전 차관 등 3명 후원회장 맡기로
현 위기 진단도…“핵심은 기득권서 나오는 사회갈등”
우리의 시민의식 믿어…코로나19 위기 반드시 극복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9월 한 지역 언론 주최의 강연에서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부총리를 그만둔 뒤 버스나 기차를 타고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농촌 청년을 만나는 등 평범한 삶을 추구해왔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올해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넘나든 정치권의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당분간 더 성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댓글과 메시지, 전화로 총선 출마 등 정치참여, 후원회장 수락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고 의견을 주셨는데 지난 글들을 통해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제 상황을 정리해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게 여러 곳에서 정치를 권하는 연락이 왔지만, 모두 거절하는 양해의 말씀을 드린 바 있다”고 했다. 그는 “공직생활 내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금의 경제상황이나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 임명직이든, 선출직이든 관직을 더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자 염치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총리를 그만 둔 뒤 제의받은 여러 자리들도 같은 이유로 모두 사양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총리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있고 경제의 어려움까지 가중돼 더욱 그렇다”며 “모두가 어려울 때여서 저 개인에 대한 글을 한동안 올리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모두들 힘든 때라 정치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발언을 할때가 아니라고 여겼는데, 총선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예의상 본인 입장을 밝힐때가 됐다고 생각해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김 전 부총리는 총선에는 나서지 않는 대신 3명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세 분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다”며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차관,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통부장관, 김영문 전 관세청장”이라고 했다. 그는 “이들은 제가 부총리로 있을때 함께 고생하고 헌신한 분들”이라며 “정당과는 상관없이 함께 일했던 인연과 개인적인 친분, 신뢰를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며 정치와 선을 그어온 저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정치와는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은 없지만, 공직에서 함께 동거동락한 동료, 후배들과의 인간적인 의리를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는 뜻이 묻어난다.

정치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솔직히 드러냈다. 김 전 부총리는 “34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제도권 정치를 가까이서 경험하면서 정치는 시대적 소명의식, 책임감, 문제해결 대안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느꼈다”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도 안되는 것이 정치란 생각”이라고 했다.

향후 행보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그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경제나 사회구조적 문제를 쾌도난마처럼 해결할 수 있는 해법과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한다”며 “더 고민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공직자와 전문가들과 대안을 찾는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삶의 현장에서 기업인, 자영업자, 청년, 농민 등과 호흡하며 찾아보려 한다”고 했다. 현재로선 제도권 정치가 아닌 생활정치 쪽에서의 사회 변화에 일조하겠다는 뜻으로, 그가 어떤 방법론을 갖고 앞으로 움직일지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그는 이 글을 통해 총선 출마 요청 등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관련한 응원메시지를 올렸다. [김동연 페이스북]

그는 실제로 “부총리를 그만두고 지방 여러 곳을 다니며 생각이 달라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협력하면서 상생하려는 의지와 실천을 보았다”며 “우리사회의 상생과 통합의 길도 제도권 정치보다 생활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현장에서 실제 민생의 주체들과 함께 하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생각해본다”며 “공감, 공유와 연대를 기본철학으로 하는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최근 만든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고 했다. 그는 “말이 아니라, 작더라도 실천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제게 지금은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인 위기 극복과 혁신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는 길을 걸어보려 한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전사회적으로 당면한 위기 문제의 극복과 관련해선 힘을 보탤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위기의 핵심은 기득권과 기득권에서 나오는 사회갈등이고, 혁신은 자기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할 때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놔야 할때, 저부터 변해야 할 때란 생각”이라며 “(이런)생각을 같이 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국민의 위기극복 DNA를 믿기에 코로나19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김 전 부총리는 “우리 국민은 어려울 때일수록 뛰어난 시민의식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제적으로 우리 대응노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제 바이러스 방역과 함께 ‘경제방역’에도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때”라며 “전세계가 동시에 겪고 장기화될 우려가 큰 경제위기이기 때문이며 어려운 분들이 더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그렇다”고 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소신도 피력했다. 그는 “나아가 이번 대응에서 우리 경쟁력이 입증된 디지털과 결합한 교육·의료·바이오를 세계적인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국격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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