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 앞 거리에서 광화문광장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7일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안에 대해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영입인재 대부분을 당선권(20위권) 밖에 배치하거나 탈락시킨데 대한 대응인 셈이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를 향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에 위치한 중국문화원 앞에서 교통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이면 계획하고 구상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당초 통합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항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통합당은 지역구 후보만 내고,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통해 미래한국당이 18석 안팎의 비례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갈등은 미래한국당이 통합당 인재를 대거 후순위 순번에 배치하면서 불거졌다. 황 대표는 전날 미래한국당의 비례순번 명단을 접하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통합당이 자체적인 비례후보를 내게 된다면 4·15 총선 전략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 통합당이 끝내 미래한국당과의 갈등으로 직접 비례후보를 내게 되면,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비례의석 수는 별도 비례정당 전략에 비해 줄어들게 된다. 다만,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통합당이 미래한국당 외 또 다른 비례정당을 다시 만들 가능성은 낮다.

황 대표는 “아마 미래한국당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통합당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를 소집할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 대표와) 최근에도 연락을 했고 필요한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또, 공천배제(컷오프)된 의원들의 반발과 무소속 출마 등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 “혁신공천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힘들어한다”며 “그렇지만 큰 목표는 통합당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으로 표를 얻어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발 인사들을 향해 “우리가 분열하고 나뉘면 우리가 같이 싸워야 하는 문재인 정권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런 관점에서 대승적인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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