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국민연설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30일간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미국)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AP]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국에 내려진 여행 경보 등 조치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우리 외교당국이 “우리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며 외교부는 “지나친 낙관보다는 세계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내렸음에도 한국을 대상에서 제외시킨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오히려 기존에 내려진 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언급도 있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 보건당국은 중국이나 이란에서 온 입국자에 대해서는 발열과 문진 체크를 하고 있지만,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간단한 보건 교육 자료만 전달하고 있다”며 “그만큼 한국의 출국 전 검역 절차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이란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출국 검역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시의적절하게 출국 검역 태세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오히려 출국 전 검역이 잘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대한 여행 제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유렵 국가에 대해서는 미국으로의 여행을 30일간 막겠다는 강경책을 펼쳤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의 결정에 반색하면서도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입장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세를 줄이기 위해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적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부가 일부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중국, 일본발 입국자와 같은 ‘특별입국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현재 군 인력이 공항에 파견돼 검역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행정력 부담이 있는 상황이지만, 입국자 수가 줄며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방역당국이 위험 평가를 거쳐 대상을 확대할지 여부를 계속 판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WHO가 이날 코로나19 상황을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으로 규정한 것을 언급하며 “입국 제한을 하려는 나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공포감에서 나오는 경쟁적 조치다. 우리는 국내 상황을 반전 시켜 상호의존 시대에 서로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에서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이동이 제한된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 있는 우리 교민의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자력으로 귀국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전세기 투입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교민들의 불안감 등을 종합적으로 봐서 판단할 문제”라며 “현지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든 도움을 드릴 생각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도 현재는 전세기 투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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