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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유행에도 ‘라스베이거스쇼’ ‘다낭쇼’…공무원 외유성 출장 ‘여전’
공무원 사기 진작 차원 ‘포상 출장’ 대부분…“결정, 해당 부처·시도 몫”
인사처·행안부 지침은 ‘중국 등 코로나 발생 지역에 한정해 제한’ 그쳐
코로나19 사태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해외여행을 자제하자는 분위기이지만, 혈세가 투입되는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서도 당국은 공무원들에게 ‘코로나 발생 국가에 한해 해외 출장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

6일 행정안전부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달 7~17일 8박 10일 동안 수자원사업본부의 한 공무원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에 출장을 보냈다. 30년 이상 장기 재직에 대한 포상 성격이다. 이 공무원이 출장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달 6일까지 전국적으로는 20명의 확진자가, 경기도에서만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상황이었다.

출장을 다녀온 공무원이 이달 5일 올린 ‘30년이상 장기재직 우수공무원 해외시찰 결과보고’에 포함된 세부일정을 보면 이 공무원은 첫째 날에는 샌프란시스코의 피어39, 기라델리 초콜릿공장, 트윈 픽을 둘러봤다. 둘째 날에는 스탠퍼드대, 컴퓨터 박물관, 산타크루즈 해변을 구경하고, 셋째 날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둘러봤다. 이후 라스베이거스로 옮겨 라스베이거스 르레브쇼를 관람했다. 다음날에는 다운타운 거리, 메인 스트리트를 둘러봤다. 마지막 일정으로 그랜드 캐니언과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관람했다.

이 공무원은 “미국의 선진 문화 유적지 관광 시책 벤치마킹으로 경기도 지역 특색의 관광 정책에 반영, 보다 쾌적한 관광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로스엔젤레스의 자연 문화 생활 등의 탐방을 통해 도정 접목 가능 사례 벤치마킹”을 시찰 목적으로 썼다.

외유성 출장이 여전한 것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시도 중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시의 공무원 5명이 올린 ‘2019년 국비 유공공무원 사기진작을 위한 해외연수 귀국 보고서’를 보면 이들은 지난달 1~5일, 닷새간 베트남 다낭을 다녀왔다. 이들은 첫날 전용 차량을 이용, 베트남 다낭의 ‘한시장 탐방’을 하고, 점심을 먹고 미케비치 해변을 둘러봤다. 이후에도 호텔 조식후 유네스코 문화재인 미손 유적지를 둘러본뒤, 차밍다낭쇼를 관람했다. 미케비치의 야경을 본뒤 스트리트 카를 체험했다. 셋째 날에는 풍흥의 집, 턴키의 집, 내원교, 광조회관, 투본강 투어, 도자기마을 등 호이안 관광을 했다. 마지막으로 다낭 시내 손짜 해변에 있는 영은사·바나산 국립공원 관광, 케이블카 탑승을 하고 귀국 길에 올랐다.

인사혁신처와 행안부는 지난달 4일 ‘중국 등 코로나19 발생 지역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출장이 불가피할 경우 인원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유행 양상을 띠면서 코로나 발생 지역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에 대해서 해외 출장에 자제하라는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인사처 관계자는 “지침을 내리기는 했지만 출장에 대한 결정은 해당 부처가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도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지방 공무원의 외유성 출장을 제한하라’는 지침을 여러 번 내려보냈다”며 “출장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해당 시도가 한다. 우리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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