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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행 상업화” vs “수익 기부”…사망·확진자 늘면 비싸지는 ‘코로나 코인’
美해커들이 개발…인구수 76억495만3650개 발행, 사망·확진자 수만큼 토큰 소각
대부분 반감 속 관심보이는 두자자들도…전문가 “‘한탕주의’ 이상 가치 부여하기 힘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미지.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늘수록 가격이 급등하도록 설계된 코로나 코인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개발자들은 코로나코인을 통해 일부 수익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행의 상업화”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복수의 투자자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코인은 미국인으로 알려진 해커 7명이 개발해 발행한 암호화 자산이다. 이들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포챈(4chan)’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다 해당 코인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인구 숫자에 맞춰 76억495만3650개를 발행했으며, 48시간마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 수를 합친 수만큼 코로나코인 토큰을 소각한다. 코로나19 피해자가 늘어날수록 토큰 희소성은 높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코인이 주목 받으면서 사람 목숨이 달린 ‘세계적 전염병 사태’를 돈벌이에 악용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개발진은 이에 대해 “코인 발행량의 약 20%는 적십자사에 매달 기부금으로 할당할 것이며, 조만간 코로나코인을 얻을 수 있는 코로나19 교육용 게임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 기구가 발행한 팬데믹(Pandemic·전세계 대유행 전염병) 채권과 뭐가 다르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은 코로나코인에 대해 “악마를 보았다”,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라고 지칭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2년여 전 비트코인으로 수천만원의 이득을 봤다는 김모(36) 씨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정도(正道)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의 불행을 이용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노골적으로 파고든 것”이라며 “더욱이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시간이 지나 완치자가 속출할 경우 코인을 대량 추가 발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국제 사회가 불안정할수록 전통 투자 자산보다 암호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치솟는 가운데, 코로나코인은 코로나19를 직접적으로 다뤄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 화폐의 가치 자체에 대한 의심이 여전한 마당에 코로나19를 악용한 ‘한탕주의’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기 힘들다”며 “가상 화폐는 익명성에 기댄 불법 자금이 만연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코로나코인은 오죽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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