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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코로나19, 완치 후에도 폐 손상 걱정된다?
늘어난 환자 만큼 격리해제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일부 인터넷에서 "코로나19로 폐 섬유화 위험 높아" 루머
전문가들 "환자 80%는 경증,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 없어"

4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지 50일 가까이 되면서 완치를 통한 격리해제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를 겪은 환자는 완치가 되더라도 폐가 손상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위중한 상태의 일부 환자에서만 나타날 수 있고, 대부분이 경증환자여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6일 오전 0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중 격리해제자는 8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5일 하루동안 지금까지 가장 많은 47명이 격리해제됐다. 특히 지난 달 18일 대구경북에서 집단 발병을 통해 대규모의 환자가 나타난 뒤 2주의 시간이 지나면서 앞으로 격리해제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선 코로나19에 걸리면 ‘폐 섬유화’로 평생 산소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터넷 루머가 떠돌고 있다.

폐 섬유화는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현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보면 폐 조직이 벌집 모양으로 엉켜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로 폐렴이 악화해 급성호흡기증후군을 겪은 환자에게 나타난다. 인공호흡기 치료를 장기간 받으면서 폐가 손상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폐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부 환자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 섬유화는 폐에 생긴 염증이 나으면서 발생하는데 모든 폐렴에서 나타나는 건 아니다”며 “화상이 심하면 피부가 잡아당긴 것처럼 상처가 남듯 폐에도 심한 염증으로 인한 상처가 남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오랜 기간 했을 때 나타나는데 이는 산소에 있는 독성 때문”이라며 “우리가 공기 중 마시는 산소 농도는 20% 정도인데 인공호흡기로 60% 이상 농도의 산소를 주입하면 폐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당초 ‘우한 폐렴’이라고 불린 것처럼 폐렴이 악화해 폐 섬유화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서 자가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로 폐 섬유화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폐 섬유화가 진행돼도 정도가 약하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는 같은 코로나계열 호흡기 감염병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의 경우 신종 감염병이어서 아직 명확한 연구 결과는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 환자들의 치료 경과를 봤을 때 메르스보다 폐 섬유화로 진행되는 경우는 적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첫 부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폐 손상이 사스보다 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폐 섬유화 진행 비율을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메르스와 비교해 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폐렴으로 엑스레이상 폐가 하얗게 변한 환자들을 놓고 보더라도 폐 섬유화까지 진행되는 사례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자의 80% 정도는 증상이 경미해 폐 섬유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 섬유화는 위중한 환자에서 나타나는데 코로나19의 경우 대부분이 경증”이라며 “경증 환자들에서 폐 섬유화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도 “기본적으로 폐 섬유화 자체는 매우 드문 사례”라며 “코로나19로 인한 폐 섬유화에 대한 논란은 불안만 가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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