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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택’ 오케스트라, ‘휴가’ 발레단…코로나19로 달라진 공연계 풍경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재택 근무’ 오케스트라, 마스크 착용한 관람객, 안방 1열 뮤지컬….

새로운 공연들이 한창 막을 올려야 하는 3월, 공연계는 잠시 일상을 멈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강타한 공연계에는 전에는 볼 수 없던 풍경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정된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며 오케스트라나 발레단과 같이 많은 인원이 한 자리에 모여 연습하는 단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다. 오케스트라는 재택 근무 중이며, 발레단은 휴가에 돌입한 상황이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는 일제히 ‘재택 근무’를 명받았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공연과 연습이 있을 때는 출근을 하지만, 지난 2월 말부터 예정된 모든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며 단원들은 각자의 집에서 개별 연습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정기 공연이 있거나 계기성으로 공연에 참여하면 출근해 연습을 진행하는데, 현재는 예정된 공연들이 취소된 상태라 별도의 안내가 있기 전까지는 집에서 개인 연습을 하기로 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도 “코리안 심포니는 워낙에 공연이 많아 출근이 잦았는데, 현재는 35주년 기념공연을 비롯한 다른 공연들이 취소돼 단원들은 모두 재택근무 중이다”라고 밝혔다.

'백조의 호수' [국립발레단 제공]

최근 단원들의 일탈 행위로 논란이 일고 있는 국립발레단의 단원들은 오는 8일까지 휴가 상태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20~22일, 27일~29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2020 시즌 첫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와 ‘호이 랑’을 취소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발레단의 경우 재택근무는 불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휴가를 명한 상태다”라며 “이후 상황은 추이를 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나타난 공연계의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마스크’ 관중이다. 현재 막을 내리지 않고 올라가는 뮤지컬, 연극 등의 공연장을 찾으면 마스크를 끼지 않은 관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인 위생에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공연장 차원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의 대형 공연장은 물론 대학로의 소극장까지 손소독제가 마련돼있고, 많은 곳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온도를 체크하고 있다.

현재 많은 작품들은 “공연 중에는 마스크를 벗지 말고 착용해달라”는 공연 전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 앞서 막을 내린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배우들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다니라”는 애드리브를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초창기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나왔다. 공연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지금처럼 확산되지 않은 초기에는 무대에서 바라볼 때 새하얀 마스크가 객석을 가득 채운 모습을 보면 배우들이 깜짝 놀란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신시컴퍼니 제공]

오디션 풍경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위생과 안전을 초점이 맞춰졌고, 스태프와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오디션 기간도 줄였다. 당초 오는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오디션 일정은 이틀 앞당긴 5일 끝이 났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빌리 역할의 아이들은 애초 100명 넘게 지원했지만, 여러 이유로 오디션 장엔 90명이 안 되는 인원이 참석했다”며 “해외 스태프가 참석한 이번 오디션에선 이전과 달리 하루 하루 체온을 확인하고, 위생과 방역에 힘쓰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예정된 공연이 취소되거나, 조기 폐막하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꾸준히 공연을 이어가는 사례도 있다. 그러면서 나타난 특이점은 온라인 중계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공연 지원사업 ‘공연예술 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은 애초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생중계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안방 1열’ 관람의 대명사로 호응을 얻게 됐다. 창작산실은 6일 오후 8시 무용 ‘히트 앤 런’, 12일 오후 8시 연극 ‘의자 고치는 여인’의 실황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라이브 제공]

앞서 지난 2일엔 뮤지컬 ‘마리 퀴리’ 공연 실황이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녹화중계, 무려 21만뷰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공연계 관계자는 “공연장에서 직접 봐야 하는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영상으로 만난다는 것이 낯설 수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선택과 재미를 주고 있다”며 “특히 공연장에서 직접 볼 때와 달리 배우들의 표정이나 눈빛 등을 화면을 통해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장점에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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