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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시간내 당뇨병 정밀 진단 가능해진다
- IBS 연구진, 당뇨병 및 조직검사용 형광물질 개발
연구진은 PiF의 불소 원자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부가하여 PET 영상용 조영제인 PiF를 제조했다. 이후 PiF를 꼬리 정맥주사로 투여한 뒤 120분 간 PET/CT 영상을 촬영했다. PiF는 30분 만에 췌장에 도달하고, 60분 이후 빠르게 몸 밖으로 배출된다.[IBS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당뇨병 발병 및 진행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국내외 공동연구를 통해 당뇨병 정밀 진단과 조직 검사에 모두 쓰일 수 있는 새로운 형광물질 파이에프(PiF)를 개발했다.

당뇨병 진단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당뇨병에서 혈당 정보 하나만으로 병의 진행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기 어렵다.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건강상태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외과적으로 췌장을 조금 떼어내 분석하는 방법이 유일했다. 하지만 외과적 방식을 반복 수행할 수 없고, 췌장에 불균일하게 분포하는 췌장섬을 모두 찾아내 그 양을 빠르게 측정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병 진행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베타세포의 양을 1~2일이 소요되는 분석 기술로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연구진은 비침습적으로 베타세포를 시각화하고, 건강한 베타세포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먼저 연구진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 결합하면 형광을 내는 화합물들을 선별했다. 이후 양전자단층촬영(PET) 조영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후보 화합물에 불소 원자를 미리 도입한 뒤, 췌장 베타세포만 특이적으로 탐지하는 PiF를 최종 선별했다.

이후 베타세포 파괴를 유도한 제1형 당뇨병 모델 생쥐의 꼬리로 PiF를 주사했다. 주사 2시간 이후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PiF가 췌장 베타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탐지함을 확인했다. 조직을 채취해 항체를 붙이는 등 복잡한 절차와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기존 조직검사에 비해 처리 시간을 대폭 단축한 것이다. 더 많은 인슐린과 결합할수록 형광이 세지기 때문에, 형광의 세기를 토대로 건강한 췌장 베타세포의 양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인슐린으로 혈당조절이 불가능한 당뇨병 환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췌장섬을 이식하는 치료를 진행하는데, PiF를 사용하면 이식 성공여부도 관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쥐에서 분리된 1000개의 췌장섬을 생쥐의 간문맥으로 이식하고, 다음날 PiF를 주사했다. 분석결과 췌장섬을 이식한 쥐의 PiF 형광신호가 이식을 받지 않은 쥐의 간보다 현저히 높게 관찰됐다. 형광신호를 토대로 이식된 췌장섬이 원래 조직에 정상적으로 정착하고, 기능하는지를 검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후 연구진은 PiF의 PET 조영제로서의 효능 역시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PiF는 광학 및 PET 영상화가 모두 가능한 이중방식으로 베타세포를 탐지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 화합물”이라며 “당뇨병 발병 여부 및 조기 진단이 가능한 임상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화학회지(JACS)’ 2월 10일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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