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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태평양 너머에서

태평양 너머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을 바라본다. 중원의 승자가 정해지는 과정에서 겪는 운명이 있었다. 동북아는 대체로 만리장성을 경계로 한 양자 구도였다. 위협의 근원을 제거코자 한(漢)은 고조선을, 수(隋)·당(唐)은 고구려를 침공했다. 만리장성 이북의 원(元)과 청(淸)은 중원 정복에 앞서 고려와 조선을 침공했다. 중원의 패권은 한반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전개되었다. 한반도는 이러한 공격의 방어에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다.

해양의 의미가 추가되면서, 동북아의 지정학은 변하기 시작했다. 중원을 정복한 원은 한반도를 통해 일본을 침공했다. 대륙과 해양의 가교로서 지정학적 의미가 시작되었다. 유럽의 해양세력과 교류하던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여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서세동점으로 해양세력은 동아시아 지정학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러시아의 남진을 막고 중국 내 이권 유지를 위해, 영국은 독자적으로, 그리고 일본과 협력했다. 통제를 벗어난 일본은 한반도를 통해 대륙침략을 시도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해양의 미국과 대륙의 소련에 의해 한반도는 분할되었다. 이어서 발발한 한국동란은 국제전이 되었다.

한반도는 오랫동안 중원의 패권을 위협하는 거점이었고, 해양세력의 등장 이후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었다. 대륙과 해양의 정세 변화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19세기에 본격화된 영국과 러시아 간 대결구도는 냉전구도로 대체되었으며, 이후에도 대륙과 해양의 경쟁구도는 지속되고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지중해를 통일한 로마는 육상 및 해상 수송로를 구축해 제국을 유지하였다. 길은 수송로를 의미하고, 사람과 물자의 수송은 지정학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길을 지배하는 자는 세계를 지배한다. 몽골제국은 중동의 일한국과 중원의 원나라를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여 세계를 지배했다. 오래전 인도와 아랍은 말라카 해협을 장악함으로써 동서양을 연결하는 바다를 지배하고, 한반도에도 족적을 남겼다. 대서양 항로 개척 이후 유럽 제국은 바닷길을 통해 세계를 경영했다. 현재 미국은 바닷길과 하늘길에서 강자이다. 지구의 반분을 시도했던 소련은 경쟁 무대에서 내려왔다. 21세기 들어서 육로의 의미는 퇴색했다. 바닷길과 하늘길은 아직도 의미가 크다. 정보의 경제적·정치적 가치가 증대함에 따라 정보 수송로를 둘러싸고 경쟁이 점증하고 있다. 어찌 보면 그동안의 지정학은 지리적인 길을 둘러싸고 형성되었다. 지정학에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정보 수송로를 둘러싼 경쟁은 “길”의 지배라는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지정학적 현상이고, 한반도에 대한 영향을 포함 그 전개 동향이 주목된다.

캐나다는 과거 3·1운동의 34인이라 불리는 스코필드 박사를 비롯하여 다수의 선교사를 보내 한민족을 지원했다. 한국전에도 참전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코자 하는 캐나다는 경제규모가 한국과 유사하며, 경제구조도 상호보완적이다. 캐나다는 섬과 같은 대륙에서 외부로부터 위협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새로운 “길”의 지배를 위한 경쟁구도의 형성과정에서, 새로운 양상의 지정학적 상황에 처함에 따라, 시련이 시작되고 있다. 동병상련의 처지로 나아가고 있다. 어려울 때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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