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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코로나19 사태, 공동체 의식으로 극복해야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언론인

‘위기는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다’라는 말이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급속히 확산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범정부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전국이 코로나19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민·관이 총력을 기울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물품지원과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반사회적인 행태를 보이는 이들이 있어 공공의 분노를 사고 있다.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사재기해 폭리를 취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재기 사범 보다 국민의 마음을 더 상하게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사회 지도층이면서도 공동체 의식은 물론 인간적인 감수성 조차 없는 것으로 보여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제주~대구 항공편 일시 중단’을 국토부에 요청했다가, 대구시민을 포함한 많은 국민들의 비판에 굴복해 이를 철회했다. 무릇 지도자에게는 고난에 처한 국민의 마음을 공감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코로나19 관련 보도자료의 제목을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으로 붙이는 바람에 대구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급기야 권영진 대구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코로나’라는 명칭을 사용해 대구시민을 조롱하지 말라”고 항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역시 공감능력 없는 관료의 무개념 행태가 빚은 잘못이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지난 22일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집회를 강행했다.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은 장외집회를 강행한 그는 집회를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헤아려 봤을까? 정치적 선동을 위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는 재난이다.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 국가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적인 노력을 해치는 것은 반인륜적인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 자영업자들의 눈물과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면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이 아니다. 공감과 연대만이 이 재난을 이겨내는 유일한 길이다.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언론인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LBN 불교방송 회장, 대구경제신문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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