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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고개 든 ‘디플레 유령’…국내 수요 위축·유가 하락 겹쳐
코로나19 확산 세계경제 직격탄
中 수요 위축…유가 10%이상 ↓
韓 대내외 악재속 물가하락 압력
경제활력 위한 ‘추경편성론’ 재부상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을 포함한 세계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위축으로 국제유가가 올들어 10% 이상 급락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수요 둔화로 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0.4%)와 비슷한 0.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며, 경기진작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이 심각하다며 이를 ‘비상경제 시국’으로 규정하고, 어떤 제한도 두지 않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18일(현지시간) 현재 배럴당 55.11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평균(63.53달러)보다 13.3% 하락했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2.05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평균(64.16달러)보다 18.9%나 급락했다.

국제원유 가격은 연초에만 하더라도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격화하며 배럴당 70달러 선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이후 중동정세 불안이 진정되고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급락세로 돌아서 고점에 비해 2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 경제가 타격을 받아 항공유를 비롯한 원유 수요가 감퇴할 것이란 예상으로 향후 가격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미국의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원유수요가 하루 26만배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한 원유수요 감소 규모(16만배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그 사이 중국 경제규모가 7배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수요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것도 물가 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며 킹크랩 등 일부 수산물의 공급에 비해 수요가 크게 미달하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급격한 수요 위축을 우려하며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연일 촉구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공포가 가시지 전에는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하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덮쳤던 지난 2015년에도 1%대를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때 0.4~0.7%로 급락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국제유가 급락과 메르스 공포에 따른 소비수요 급감이 물가를 급격하게 끌어내렸던 것이다. 통계청은 당시 5~6월 스포츠·놀이시설 이용료가 4~6% 하락했다가 10월에 6%로 반등했다며, 메르스가 전체 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전체적인 국내 물가가 하락하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러한 외부적·경기적 요인에다 생산연령인구의 급감 등 구조적인 요인까지 겹치면 지난해와 같이 디플레 전단계인 초저물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주 발표한 한국 국가신용등급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에 머물러 저(低)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경기부양 등을 위해 한은이 올해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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