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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석의 시선고정]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도시경관 수준 이하 ‘빈축’
인천경제청, ‘돈벌이’ 공모 방식이 문제… 빼곡한 아파트 ‘우후죽순’
밤이면 ‘암흑 도시’ 분위기… 도시 활력 잃었다는 지적도
인천 송도8공구에 조성되는 아파트가 빼곡해 답답한 느낌을 주고 있다.

[헤럴드경제=이홍석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조성된지 올해로 15년이 된다. 경제자유구역은 인천 송도(비즈니스 IT·BT), 영종(물류·관광), 청라(금융·레저) 등 3곳(총 122.43㎢, 3704만평)에서 조성됐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해 2009년 1단계에 이어 오는 2022년까지 마무리된다. 기반시설조성비만해도 41조6005억원이다.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힘입은 인천은 급기야 동북아 중심도시로 부상했다. 3곳 중 송도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명실공히 국제도시로 발돋음 한 송도는 당초 개발방향인 비즈니스 IT·BT 조성에도 성과를 냈지만, 생각보다 많은 주거 공간이 들어서 ‘베드 타운’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일부를 제외하곤 우후죽순 건립된 건물들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의 시각도 나온다. 게다가 송도는 밤이 되면 ‘암흑 도시’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이는 처음부터 도시계획을 조성하면서 제대로 된 도시 경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이에 따른 방안이 미흡한 상태로 추진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미래를 생각한 도심의 조화로운 ‘도시 경관’은 뒷전에 두고 진행된 개발계획이었다.

특히 아파트의 미관은 답답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은 송도 일대에 아파트 용지를 매각하면서 도시 경관을 고려하지 않고 최고가 입찰로 부지를 팔아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송도는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인 신도시로 조성되면서 많은 아파트들이 대규모로 들어섰다. 이 가운데 아파트 건설 사업은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송도가 ‘베트 타운’이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빼곡하게 조성됐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개발 초기부터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지향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사업성 위주의 개발로 판상형 공동주택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동북아 중심인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도심지 경관을 저해하는 건축물들로 전락하고 있다.

이는 인천경제청의 입찰 방식에서 문제를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인천시의 재정난을 이유로 인천경제청 자산인 6공구 A10 블록을 이관해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최저 입찰가 보다 금액이 수천억원을 웃돌자, 설계공모 방식을 버리고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인천경제청은 한 때 경관 디자인을 잘하는 업체에 개발 권한을 주는 ‘설계공모 방식’의 아파트 용지 매각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설계공모 방식으로 용지를 매각해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결국 당초 계획을 바꾼 것이다.

우선, 시범사업으로 송도 6·8공구 가운데 현재 건축 중인 필지를 제외한 지역에 경관상세계획을 수립해 적용키로 했지만, 인천경제청의 속셈은 송도 6공구 아파트 용지인 A9, A12, A17 블록 등 3개 필지를 ‘설계 공모방식’이 아닌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매각해 결국 부족한 인천시의 개발 재원을 확보할 생각이었다.

인천경제청은 도시 경관 저해 건축물 건립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지구별 특성과 경관을 고려한 경관상세계획을 수립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구단위계획과 실시계획 등을 통해 특별계획구역을 지정한 바 있다. 이는 송도국제도시의 경관을 호주 시드니와 홍콩에 버금가는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도시 경관을 무시한 채 송도 6공구 아파트 용지를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는 등 돈벌이에 급급하고 있다고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에게 비난을 사고 있다.

법정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도시 경관을 외면한 채 돈벌이에만 급급해 최고가 입찰 방식을 고수한다면, 형사 고발 등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자산이관 문제, 자산이관 때 법정이자, 미약정 문제 등 배임, 직무유기 등 혐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바다와 6공구 호수, 인천대교,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 입지의 6공구에 ‘부산 센텀시티’를 능가하는 도시경관 디자인을 접목한 건축물(아파트)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수년 전 당시 인천시의 부채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지 매각 시 최고가 매입 방식이 일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야간 경관이 건물에서 나오는 빛을 제외하곤 대체적으로 주변이 어둡다.

또한 국제도시에 걸맞게 밤에도 도심지에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도록 야간 경관도 개선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송도는 말로만 국제도시일 뿐, 야간에는 ‘암흑 도시’를 느끼게 할 만큼 대체적으로 어둡다. 건물안에만 불빛이 있을 뿐이다. 도심지 전체를 살리는 야간 경관은 대체적으로 부족하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야관 경관이 관광산업에 한몫을 할 정도로 화려하고 홍콩도 이에 못지 않게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야간에도 도시가 살아 있을 정도다.

이 정도 수준급은 아니어도 국제도시답게 최소한 도시가 살아 숨쉬고 활력이 넘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야간 경관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문화·관광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관광 등 정보를 알리는 대형스크린, 건축물에 광고 동영상 유치 등으로 수익도 창출하는 야간 경관 개선에 대한 검토를 다시 해볼 필요가 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6·8공구 경관 향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미매각 용지의 경관 상세계획 가이드 라인 제시, 설계공모 방식, 스마트 시티 구축 사례 등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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