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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이념·탈지역·탈패권주의…700만 ‘이남자’ ‘이여자’의 선택은?
만18세 이상 포함땐 전체 유권자 18%
자신들과 관련된 SNS속 이슈에 민감
투표율만으로 진영간 유불리 판단 힘들어
남녀간 다른성향 총선서 이어질지 미지수

4·15 총선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20대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약 16% 정도다. 여기에 올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만 18세 유권자를 포함하면 약 18% 수준으로 늘어난다.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고 보기 어렵지만 접전 지역에서 충분히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각 정당들이 저마다 20대 표심을 잡기 위해 청년 인재 영입, 청년층 겨냥 공약 등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6일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만 17세 인구는 53만2295명이다. 이들이 오는 4월 만 18세가 되면 새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역시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진 만 19세 인구는 61만7021명이다.

통계청 인구추계 역시 비슷하다. 통계청은 2020년 만 18세 인구가 51만1707명, 만 19세 인구가 59만724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20대 추정치 697만1785명과 더하면 808만732명이다. 만 18세 이상 추정 인구 4410만1686명 중 18.32%다.

과거에는 ‘20대=진보성향’이라는 공식이 통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20대 유권자의 특징으로 ‘탈이념적 중도층’을 꼽는다. 그동안 함께 ‘젊은층’으로 묶였던 3040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더 이상 20대 투표율이 높은 것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3040세대가 다소 진보성향이 강하고 사회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다면, 20대는 공동체보다는 개인에, 자신들과 관련 있는 특정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이슈를 빠르게 접하고 공유하면서 폭발적인 관심도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역대 진보성향 정당들이 승리했던 선거를 살펴보면 20대 투표율이 높았지만, 요즘은 이 공식이 들어맞기 어렵게 됐다”며 “20대가 과거와 달리 일방적으로 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서 20대 표심이 어디로 갈 것인지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20대라고 해서 진보는 아니다. 현재의 20대는 황교안 대표의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이지만, 그렇다고 진보의 정치에 무조건 동의하지 않는다”며 “진보-보수 정치 프레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탈이념, 탈지역, 탈패권주의적 세대”라고 규정했다.

현재의 권력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강한 것도 특징이다.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20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을 보면서 고리타분하다고 느꼈다면, 현 집권정당에 대해서는 위선이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의 ‘진보대학생’ 성향, ‘우리만 정의다’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20대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비해 낮다. 이른바 ‘20대 비판론’, ‘20대 책임론’이 태어난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20대의 낮은 투표율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국회의원 선거 총람을 통해 “지난 20대 총선 당시 연령대별 투표율은 70대가 73.3%로 가장 높았고, 20대(52.7%) 및 30대(50.5%)에 해당하는 사회 초년층의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대와 30대를 전후반으로 나눈 투표율을 보면 더욱 명확하다. 선관위에 따르면, 20대 총선 당시 20대 전반(20~24세)의 투표율은 55.3%, 20대 후반(25~29세) 49.8%, 30대 전반(30~34세) 48.9%, 30대 후반(35~39세) 52.0%였다. 당시 40대의 경우 54.3%, 50대 60.8%, 60대 71.7%, 70대 73.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해서 20대가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9대 총선과 비교하면 20대 전반~30대 전반의 투표율이 크게 증가했으며, 30대 후반 투표율 역시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내의 남녀 간극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세대 내부의 갈등은 거의 없었는데 지금 20대는 소위 ‘이남자(20대 남자)’와 ‘이여자(20대 여자)’의 간극이 굉장히 멀다”며 “이것이 선거까지 계속 유지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과거 60~70대들에서는 여성들이 좀 더 보수적이었다면, 현재는 20대 남성들이 여성보다 보수적인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 민주당의 원종건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여성들이 분노하면서 결과적으로 (남성과) 비슷해질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평론가는 “만약 총선 이슈가 남녀 구분이 돼서 나오면 영향이 크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부분이 약하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20대 남녀를 구별해서 (총선 영향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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