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G마켓·옥션 넘어선 쿠팡…배민 M&A 변수 될까
쿠팡, 결제액 1위 차지…10년 전 '옥션·G마켓 합병' 독점우려 무색
배민 M&A, 독점우려 반박논리로 활용 가능
반면 우버이츠는 철수…"진입장벽 낮다? 설득 어려울 것"
자료=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쿠팡이 연간 온라인 결제액 순위에서 G마켓·옥션을 제치고 포털 제외 1위에 등극하면서,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결합 심사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결합 시 배달앱 시장 100%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는 DH는 지난 2009년에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할 당시 90%에 달하는 점유율이 예상됨에도 공정위로부터 승인을 받아낸 전례를 주목하고 있다. 선두 경쟁이 치열한 오픈마켓 시장처럼, 음식 배달업도 얼마든지 신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을 통한 온라인 결제 금액은 17조77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해 10조8494억원 대비 57% 급증한 규모다. 쇼핑 외에 음악, 도서, 영화 등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네이버(20조9249억원)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포털을 제외한 온라인 쇼핑 전문업체 중에서는 1위다. 특히 그간 오픈마켓 시장 선두 지위를 공고하게 유지하던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 16조9772억원)를 쿠팡이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처럼 치열한 오픈마켓 시장의 선두 경쟁은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또다른 인터넷 서비스 기업 우아한형제들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게 되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개 서비스를 함께 영위하며 배달앱 시장 점유율 100%를 확보하게 된다.

DH는 경쟁 제한성을 배달앱 시장 내부로만 한정해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달앱 시장 자체도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독과점 우려가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실제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는 지난해부터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어, 최근 입점 비용과 광고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90%에 달하는 점유율로 독과점 우려의 대상이 됐던 옥션·G마켓 연합이 결국 10년 만에 후발주자에게 1위를 내줬다는 점은, 인터넷 서비스 산업의 낮은 진입장벽을 증명하는 사례"라며 "DH가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에서 낼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음식 배달앱 우버이츠가 지난해 10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사례는 반대로 공정위가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되는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버이츠는 중국에 이어 규모가 가장 큰 미국과 영국 배달앱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3위,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 밀려 성장하지 못했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옥션과 G마켓의 경우, 최초 기업결합 시에는 3년간 수수료 인상 금지 등 조건이 걸렸지만 고작 2년 뒤 합병 때는 '무조건 승인'이 내려질 정도로 판도가 빠르게 바뀌었다"며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자 독식 체제가 수년째 공고한 만큼, 오픈마켓처럼 변화무쌍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을 설득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