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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폐렴’ 경제파장 얼마나…메르스 사태 땐 성장률 0.2% 타격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진원지인 중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제에도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특히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봉쇄령이 24일 발동되면서 중국경제가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 속에 투자심리가 급냉하면서 상하이 주가가 3% 이상 폭락하는 등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이번 우한 폐렴이 중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와 우리경제에 과연 어느 정도 충격을 줄 것인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우한 폐렴 확산을 얼마나 신속하게 차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유사 사례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는데, 전염병으로 인한 타격은 금융위기 만큼 심대했다. 특히 전염병으로 인한 치사율이 높을수록 경제 및 사회활동이 위축돼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03년 중국과 홍콩 등에서 사스(SARS, 중급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을 당시 홍콩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2.6%포인트, 1.0%포인트 감소했다. 당시 사스가 확산하면서 8096명이 확진받았는데, 이 가운데 774명이 사망해 치사율은 9.6%에 달했다.

2015년 우리나라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경우 우리나라 GDP를 0.2%포인트 감소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메르스 확진자는 전세계에서 2499명으로 이 중 861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34.5%였고, 한국의 경우 185명이 감염돼 38명이 사망해 20.5% 치사율을 보였다.

2009년 유행했던 신종플루의 경우 감염자는 많았지만 치사율이 0.01~0.03%로 매우 낮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76만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270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0.03%였다. 이로 인한 경제충격 보고 중 눈에 띄는 것은 당시 멕시코 GDP가 1%포인트 감소했던 것이라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대부분의 해외 분석기관들은 이번 우한 폐렴의 경제 충격은 2003년 사스 당시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확산 여부가 불확실해 경제와 금융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UBS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ML), 캐피털 이코노믹스 등은 우한 폐렴 사망률이 2%로 사스에 비해 매우 낮고 질병에 대한 통제력도 개선되고 있다며 확산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노무라는 현재의 사망률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확산을 우려했고, 골드만삭스도 확진자 및 의심환자 급증과 춘절에 따른 대규모 이동 등으로 불확실성 증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와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으로 나뉘어 있다. 노무라 등은 전염 정도가 제한적이고 춘절 이후 사망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경우 금융시장은 반도체 업황 반등과 경기 개선 등의 호재에 주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에 골드만삭스 등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둔화와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바이러스 확산 시 항공·호텔 등 관광 부문의 둔화에 따른 성장 하방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큰 홍콩, 태국, 대만 등의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각국의 독자적인 방역과 국제공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져 우한 폐렴 확산을 최소화하고 이를 진정시키느냐에 달려있지만, 당분간 우한 폐렴이 시장과 경제를 압박하는 것을 막긴 어려워 보인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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