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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애국가는 일본 군가와 흡사…무궁화는 일본 극우 상징”
-강효백 교수, 국가상징 연구서 2월 출간예정
-무궁화와 애국가 등 국가상징 제정경위 연구
-"무궁화는 일본 극우단체의 상징으로 활용"
-"애국가에 일본 군가 비슷한 표현 다수 사용"
일본 중부 시즈오카현 일대에서 일본 육상자위대가 후지산을 배경으로 훈련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한국의 나라꽃 무궁화가 일본의 극우조직을 상징하는 꽃이며, 한국의 애국가는 일본 군가와 흡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저서 ‘우리 국가의 상징, 무궁화와 애국가(가제)’의 집필을 마치고 2월말 출간할 계획이라고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1일 밝혔다.

강 교수는 대만 주재 대한민국 대표부, 상하이 총영사관 등에서 근무한 외교관 출신 학자다. ‘중국의 슈퍼리치’, ‘시진핑 제국’ 등 중국 관련 저서 16권을 펴냈고, 대만 국립정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베이징대, 인민대 등에서 강의하는 등 국내 최고의 중국통으로 꼽힌다.

그는 최근 한일관계 정세가 악화되자 외교관 특유의 정세분석 감각과 중국 및 중국어 전문지식을 살려 동북아시아 속 한국의 국가상징 연구에 매진해왔다고 한다.

강 교수는 “외교관 출신으로서 국민들에게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고취하는 것이 인생의 과업이라고 생각했다”며 “무궁화와 애국가가 어떻게 국가 상징으로 정해졌는지부터 근본적으로 연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 발 깊이 들어가보니 외교관 출신인 본인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는 “한자로 된 방대한 양의 일본어 원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인들이 애호하는 꽃이 무궁화이고, 일본 극우보수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인 ‘일본회의’의 상징이 무궁화이며, 일본의 군가 가사에 무궁화가 여러 번 사용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뿐만 아니라 일본의 특공부대를 ‘무궁화부대’, 일본의 후지산을 ‘무궁화산’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본회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우두머리격인 극우 정치단체로서 독도 문제 등 일본의 극우정책을 사실상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리는 물론 부총리, 관방장관, 법무상, 문부과학상, 후생노동상, 경제산업상 등 대부분의 각료가 소속돼 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우리의 해군사관학교 격인 일본 해상자위대 간부후보학교의 교가 가사에 “영롱하게 솟구치는 동해의 무궁화봉”, “소나무의 기상”, “수려한 나라”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또한 일본 육상자위대 군가에는 “영롱하게 솟구치는 동해의 무궁화고개”라는 표현이 나온다.

강 교수는 “일본인에게 ‘동해’란 태평양, ‘무궁화봉’이란 후지산을 뜻한다”면서 “동해, 무궁화, 소나무, 수려 등의 표현을 보고 있으면 우리 애국가를 떠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일제시대 육군가인 ‘애국행진곡’은 1~4절과 후렴구까지 우리 애국가와 유사하다”면서 “일본 군가 275곡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단어 등장 순서가 바다(물)-산(하늘)-신-바람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 또한 우리 애국가와 일본 군가가 유사하다는 증거”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최근 일본 정가의 보수우익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 “2000년에 만들어진 ‘대동아성전’이라는 노래가 최근 자위대와 일본회의 모임 등에서 즐겨 연주되고 있는데 반역사적 내용을 다수 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노래 가사에는 “만주와 한국을 넘보는 러시아를 치러 황군은 전진한다”, “황해 물결을 가르며 여순, 대마도로 진격한다”, “고꾸라지는 적은 수만에 달한다”, “시들어가는 동아를 구해야 한다”, “만주와 몽골의 땅에서 폭풍이 불리라”, “전쟁운이 없었던 패배였다, 보아라 아시아의 이 걸음을” 등의 표현이 나온다.

강 교수는 일제시대 일종의 특수부대였던 야간공습 특공비행대가 일본에서 ‘무궁화부대’로 불린 사실도 밝혀냈다.

그는 “이 무궁화부대원 일부가 과거 자폭공격으로 유명한 ‘가미가제’로 활약했다는 소름 끼치는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일본에서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무궁화를 ‘사무라이 정신’의 정수라고 하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원웅 광복회장은 강 교수의 저서에 추천사를 쓰고, 향후 무궁화와 애국가 등 국가상징의 수정 필요성을 역설할 계획이다.

광복회 관계자는 “김원웅 광복회장이 애국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애국가 공청회에서 이미 애국가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당시 광복회보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8일 국회 공청회에 참석해 “애국가를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국민 인식이 있는데 프랑스는 국가를 7번, 오스트리아와 루마니아는 5번을 바꿨다”면서 “안 바꾼 나라가 드문데 그 중 한국과 일본이 있다. 한국은 이런 문제마저 일본을 따라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여 좌중의 호응을 받았다.

soohan@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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