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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지난해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과 경기 부진 속에 자영업 업황이 악화하면서 종사자 5∼299인 규모의 사업장의 취업자 수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1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종사자 5∼299인 규모의 사업장 취업자 수는 1457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3600명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4년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30만600명 늘어나 전년(9만7300명)의 부진을 씻고 예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취업자 증가분 대부분은 종사자 1∼4인 규모의 소규모 사업장 취업자였다.
1∼4인 사업장 취업자 수는 23만3500명 늘어난 995만6500명, 300인 이상 사업장 취업자는 7만700명 증가한 259만4200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중소 규모인 5∼299인 사업장 취업자 수가 감소한 배경에는 경기 부진과 이에 따른 자영업자 수 감소가 요인으로 꼽힌다. 자영업자가 폐업했거나 직원을 줄여 자영업자와 직원들이 1~4인 사업장 영역으로 옮겨갔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종사자 규모별 취업자 수를 산업별로 들여다보면 제조업, 도소매, 건설업에서 많이 줄어들었다"며 "특히 도소매업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제조업의 경우에도 자영업자가 줄어든 규모가 제법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5∼299인이 상당히 넓은 범위인데 여기에는 직원 수 10여명 안팎의 자영업자가 포함된다"며 "자영업자 감소가 5∼299인 규모 취업자가 줄어드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자영업자는 560만5600명으로 전년보다 3만2300명 쪼그라들어, 1995년(556만9000명) 이후 24년 만에 가장 적었다. 특히 1인 이상의 유급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1998년(24만7000명)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11만3600명)를 보였다. 자기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일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수는 8만1300명 늘어나 자영업자 수 급감을 막았다. 증가분은 2001년(10만2200명) 이후 18년 만에 가장 컸다.
통상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업황 악화와 인건비 부담 등으로 소규모 사업체를 이끄는 자영업자가 직원을 줄이고 본인이나 무급가족 종사자로 인력을 대체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이 각각 16.4%, 10.9% 인상됐고, 업황 부진 속에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이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일부 덜어주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신청자가 급증했고, 2조8188억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이 소진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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