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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경영 정상화부터” 쌍용차 “독 먼저 채우자”
만기 연장·추가 대출 논의한듯
마힌드라 경영개선 계획 미흡
이동걸, 자금지원 신중한 접근

이동걸 산업은행 행장과 쌍용차 이사회 의장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만난 자리에 최대현 산은 부행장이 배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부행장은 기업금융부문 담당이다. 고엔카 사장이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만기채무 연장과 추가 투자 등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산은 등에 따르면 고엔카 사장은 전날 KDB산업은행을 찾아 이 행장과 약 1시간 반가량의 회의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금융부문 담당 인사가 자리에 배석한 것은 마힌드라의 요청이 산은에게 투자를 해달라는 요청이 주 회의 의제였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산은과 마힌드라 사이의 쟁점은 만기 대출 연장과 추가 대출 요구로 좁혀진다. 산은은 쌍용차에 모두 1900억원을 대출해준 상태인데 이 가운데 900억원은 만기가 올해 7월이다. 나머지 대출금 1000억원은 만기가 3년 이상 남아있다. 마힌드라측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9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토지 기계 등을 담보로 잡아둔 채권최고액 역시 3000억원으로 1100억원 가량의 대출 여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힌드라 측은 대주주로서 증자의지도 밝혔을 수 있다. 지난해 쌍용차 노조가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마힌드라 측은 2300억원 가량의 직접투자 의사를 피력했다. 다만 산은의 지원이 전제조건이다.

결과를 놓고 보면 결국 산은은 마힌드라측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은 측은 회의 후 “당행은 쌍용자동차가 충분하고도 합당한 수준의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통하여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동참과 협조하에 조속히 정상화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경영계획’을 다시 짜오라는 주문을 마힌드라 측에 한 것이다.

산은은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인 산은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쌍용차를 지원하기 위해선 쌍용차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821억원으로, 업계에선 쌍용차가 지난해 20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쌍용차의 부채비율은 285.5%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발행된 쌍용차의 분기보고서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694억원 적자로 표기돼 있다. 영업을 할 수록 적자가 누적돼는 구조라는 의미다. 수분기째 계속된 영업손실 탓에 자본잠식이 시작된 쌍용차에 뚜렷한 경영정상화 계획 없는 상태에서 추가대출을 해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산은측의 입장으로 이해된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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