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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정규직과 중기 비정규직 월 평균 임금 격차 ‘100 vs 41.8’
고용부, 고용별 근로실태조사
300인 이상 같은 대기업에서도
정규직-비정규직간 임금差 심화
시장간 노동 이동장벽도 높아져
“고용 이중구조개선 논의 필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커지고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등 국내 노동시장 이중구조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의 월 평균임금을 100원이라고 했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3.2원, 중소기업 정규직 56.8원,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41.8원을 받았다.

특히 같은 대기업이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더 벌어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이 월평균 100원을 받을때 비정규직은 2014년 64.2원을 받았으나 4년이 지난 2018년에는 63.2원을 받아 오히려 격차가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거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는 경우 등 시장 간 노동 이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정책대응: 해외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규모 사업체의 임금 근로자가 1년 후 대규모 사업체로 이동하는 비율은 2004∼2005년 3.6%에서 2015∼2016년 2.0%로 하락했다. 임금 근로자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15.6%에서 4.9%로 급감했다.

이같은 임금 격차와 노동 이동성 제한은 노동시장 이중구조화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의 노동시장 이중구조화는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상·하위 10% 임금 근로자의 소득 배율은 2016년 기준 4.50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3.41배를 웃돈다. 임시직의 3년 뒤 상용직 전환율은 한국이 22%로 네덜란드(70%), 스페인(46%)보다 크게 낮았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화하는 국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스웨덴, 네덜란드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적극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했다. 스웨덴은 1950∼1980년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바탕으로 중앙단체교섭 중심의 노사 협상을 통해 임금 불균형 문제를 해소했다. 네덜란드는 임시직과 시간제근로자 비율이 21.8%, 37.4%로 OECD 회원국 평균(11.2%, 16.5%)이나 한국(20.6%, 11.4%)보다 높지만 보수·복지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네덜란드식 유연 안정성 모델을 정립해 이중구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박광용 한은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모두 정부 주도가 아니라 노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오랜 기간 논의끝에 합의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겼다”며 “한국도 노사정 등 모든 당사자가 참여해 이중구조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정부가 비정규직을 억제하고 정규직을 늘리는 방향으로 격차 축소를 시도했으나 오히려일자리를 줄이는 역효과를 냈다”며 “호봉제같은 연공성에 기반한 임금체계 등 정규직을 과보호하는 불합리한 부분을 시정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주력하는 쪽으로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생산성향상 특별법을 제정하고,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간 ‘성과공유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렇게 되면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이윤창출, 성과공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가 정착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대기업과 원하청 관계에 있는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상생협력방안마련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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