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북한문제에 있어서 중국과 아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북미대화 교착국면 속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가 박수치는 가운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대화가 교착국면에서 빠져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최종서명하는 자리에서 중국이 북한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하자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이 끝난 뒤 중국 대표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합의뿐 아니라 다른 부문에서도 아주 잘해주고 있다면서 북한문제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우리는 북한에 대해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미중 공조의지를 밝혔다. 이어 “이건 세계수준의 체스 경기나 포커 경기 같다”며 “우리는 협력할 것이다. 우리 국가의 이익을 위해 협력할 것이다. 하지만 또한 아주 중요하게 세계의 이익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합의 결과에 대해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서명식 자리에서도 합의 결과를 자화자찬하다 불쑥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돕고 있다”면서 “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해 아주아주 도움이 돼왔다”며 북미대화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매우 존경한다면서 “이는 아주 아주 아름다운 체스게임이거나 포커게임”이라고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보드게임의 일종으로 체스보다 단순한 체커를 언급하면서 “체커라는 말을 쓸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내가 본 어떤 체커보다는 훨씬 대단하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아주 아름다운 모자이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대북공조를 얘기하면서 체스, 포커, 체커 등을 거론한 것은 미중 간 무역협상과 북핵문제 등 복잡하게 얽힌 현안을 두고 각자의 국익을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대북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복귀시키려는 미국의 구상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가장 강력한 ‘뒷배’인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결의 초안을 제출하는 등 북핵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미국 내 자산을 보유하거나 미 금융기관과 거래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자 송출과 관련해 북한 기업과 함께 중국 베이징 내 숙박시설을 제재대상에 추가한 것도 중국을 향해 대북제재 공조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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