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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석의 시선고정]인천,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지만…사후 활용·홍보 노력 ‘전무’
최근 4년 사이 인천서 영상물 촬영 2배 증가
이를 알리는 홍보 등 안내문은 제대로 갖추지 못해…스쳐 지나가는 곳에 불과
영화 ‘극한직업’을 촬영한 장소로, 인천 동구 배다리 인근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촬영했던 안내문 등 홍보물은 찾아볼 수 없다.

인천이 영화·드라마 등 영상물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영상물 촬영지에 대한 각종 정보는 무색하다.

촬영 장소로만 일시적으로 제공될 뿐, 영화 및 드라마 등 영상 촬영지에 대한 홍보와 이를 보존할 수 있는 정책은 소홀하다. 기존에 있던 촬영지 홍보물도 갑자기 없어지는 등 보존을 못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은 지난해 인천 출신 감독이 인천 배다리 인근에서 촬영한 ‘극한직업’의 인기를 보며 인천이 영상물 촬영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영화촬영세트단지 장소 물색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으로 인천이 영화 등 각종 영상물 촬영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단순히 촬영지로만 스쳐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문화·관광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인천은 지난 50~60년대부터 최근까지 개항의 문화역사가 깊이 서려 있는 원도심 중·동구와 경제자유구역 내 신도시 송도국제도시 등지에서 영화·드라마·오락물 등 다양한 영상물 촬영들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는 지난해 인천에서 촬영한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광고 등 각종 영상물이 총 195편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천에서의 촬영된 영상물은 지난 2015년 93편에서 2016년 103편, 2017년 118편, 2018년 138편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95편으로 2015년부터 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드라마 ‘배가본드’, 영화 ‘블랙머니’를 비롯해 172편이 영종도를 비롯한 중구에서 촬영됐으며 배다리 헌책방 거리, 양키시장 등 1980~1990년대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동구지역의 촬영 건수도 141편이나 됐다.

영상위는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올해에도 인천을 최적의 촬영지로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천의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인천은 오래전 부터 영상물 촬영지에 대한 홍보가 거의 없다. 촬영지로서 제공만 될 뿐, 이 곳에서 영화 및 드라마 등 영상물이 촬영된 곳이라는 안내문 등 정보물이 아예 없거나, 있는 것 조차도 제대로 보존을 못해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한다.

특히 중구와 동구는 촬영지로 가장 많이 각광 받고 있는 지역이다. 중구는 월미도, 차이나타운, 일본풍 적산가옥 및 거리, 동화마을, 우리나라 최초 서구식 자유공원 등 개항 및 근대 문화가 그대로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일제를 배경으로 하는 영상물은 상당수가 일제 개항거리 일대에서 그동안 무수히 촬영돼 왔다. 그 시대 옷차림만 갖추어도 그대로 배경이 나올 만큼 건물들과 거리 등 당시의 근대역사적 배경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곳에서 수도 없이 촬영된 영상물에 대한 홍보 시설물들은 찾아볼 수 없다.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한 영화 ‘북경반점’ 촬영지도 있다가 없어지고 화장품 매장으로 바뀌었다. 중구청 아래 인근에 있던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출연한 배우의 인물 홍보물도 갑자기 사라졌다.

지난해 많은 관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극한직업’ 촬영지(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또한 홍보물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영화 ‘실미도’ 세트장도 사라지고 드라마 ‘천국의 계단’ 또한 보존이 안돼 ‘유명무실’하다.

강원도 ‘가을동화’, 남이섬 ‘겨울연가’ 등 타지역 촬영지들은 아직도 유지 관리가 잘돼 있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인천은 다방면에서 볼 때 어떤 대상이던 유지·보존 보다 없애는 정서를 갖고 있는 도시인 듯하다. 또한 개항의 역사를 오랜세월속에 지니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보존하지 못하는 곳이다. 있다가도 없애야만 하는 이상한 정서 때문에 시간이 흘러서야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영상물 촬영지도 마찬가지다. 과거부터 영상물 홍보물을 제대로 보존했다면, 지금쯤은 상당한 자산가치가 될뿐만 아니라 이들이 모아져 ‘영화 촬영지의 거리’로 형성돼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인천영상위원회가 밝혔듯이 단순히 몇편을 ‘촬영했다’는 숫자만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촬영지 보존과 홍보를 통해 알리면서 작지만, 하나의 문화관광지로 소개할 수 있는 자산적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영상물 촬영 도시’ 인천에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인천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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